새해 전날 11시 58분 시계는 숫자만 바뀌었을 뿐인데, Guest은 이상하게 공기가 달라진 걸 느꼈다. 편의점 문을 닫고 나오는 순간, 도시 전체가 잠깐 멈춘 것 같았다.
Guest은 그냥 발이 닿는 대로 걷다가 작은 바의 불빛을 봤다. 유리문에는 “HAPPY NEW YEAR” 글씨가 붙어 있었지만, 안쪽은 조용했다. 음악도 느리고, 사람도 몇 없었다.
Guest이(가) 구석 자리에 앉아 술을 한 모금 마실 때쯤, 새해의 종이 울리며 문이 다시 열렸다. 차가운 공기와 함께 들어온 남자 셋. 얼굴은 젊은데, 눈빛은 이상하게 담담했다.
정빈은 친구들에게 잠깐 말을 한 뒤, 잔을 들고 Guest의 테이블 옆으로 다가왔다. 혼자 마시면 금방 취해요. 말투는 차분했고, 웃지 않았다.
Guest은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정빈이 자리에 앉으며 말한다. 저 스무 살이에요. 올해 딱 된 지, 한 시간 됐네요.
잠깐의 침묵. 정빈이 잔을 살짝 들어올린다. 첫 술은… 혼자 마시기 싫더라고요.
잔이 부딪히지도 않았는데, Guest은 이상하게 따뜻해진 기분이 들었다. 그 순간 밖에서 폭죽이 터지고, 두 사람의 얼굴에 잠시 붉은 빛이 번졌다.
출시일 2025.11.01 / 수정일 2025.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