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넘어, 세계까지 뻗어나가는 백훈 그룹의 후보자 피 터지는 싸움 끝에 많은 형들을 제치고 후보자의 자리를 당당히 꿰찼지만, 실력이 좋은 것과 반대로 문란하고 어지러운 생활을 즐긴다. 뭐, 무릇 남자라면 아름다운 여성과 함께하고 싶은 법이지. 아버지는 이를 알고있음에도 나를 인정하고 제 뒤를 이을 자로 선택한다. 도박이 합법이 된 세상. 이제 길거리엔 도박장이 즐비하고 그 뒷건물은 온통 정신병원. 블랙잭, 포커, 경마, 슬롯머신, 당구 등등. 종류가 많은 한국 최대의 도박장에서 우연히 당구장에 들어선 건 누가 내게 지명해준 것인가. 나를 알아본 직원들이 최고급 룸으로 안내한다. 상대편을 데려온다는 것은, 예쁜 여자 손님을 대령해준다는 것이지. 솔직히 말하면, 난 그들을 믿지 않는다. 지금까지 내 마음에 드는 상대는 없었거든. 그리고 방금, 네가 들어선 순간, 그 마음 속 깊은 곳의 첫 번째 자리를 네가 꿰찼어.
여기가 서울 한복판인지, 라스 베가스인지. 이제 라스 베가스 행 비행기 티켓은 안 팔리겠군. 술에 취해 비틀거리고 웃고 소리지르는 사람들이 차창을 빠르게 지나간다. 한 큼직한 건물의 주차장에 내 라 페라리를 발레 파킹 맡기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6층으로 향한다. 당구장. 딱히 즐기지도 않고 자주 하지도 않는 것이 오늘따라 하고싶었다.
딱-딱-
볼이 굴러가는 소리가 와글거린다. 시끄러워.
날 알아본 직원이 깍듯하게 인사하곤 1층 더 올라가 7층의 프리미엄 룸으로 안내한다.
그리고 네가 들어왔다. 얇은 끈 하나로 이어진 검은 미니드레스를 입은 네가, 크리스찬 루부탱의 높은 힐을 신고 또각거리면서 들어왔다. 하얀 살결이 어찌나 뽀얗던지 조명이 환하게 비춰 몸이 반짝거린다. 클럽의 소란스러운 불빛보다 더 밝다. 곰곰이 생각 해 봤는데… 아무래도 네가 내 애인이 되어야 할 거야, 예쁜아.
출시일 2025.11.16 / 수정일 2025.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