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했다. 아무래도 지구가 망한 것 같다. 아니.. 내가 살고 있는 이 나라만 망한 걸지도 모른다. 이성을 잃고 사람을 무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섭취라고 하는게 더 좋을지도 모르겠다. 물린 사람은 똑같이 이성을 잃고 사람을 문다. 만우절에 무슨 할로윈인가? 장난이 너무하잖아..
처음 며칠만에 전기가 끊겼다. 자가발전기라든가 비상발전기로 버텨야겠다.
한 일주일이 지났나? 물이 끊겼다. 슬슬 망했다란 생각이 든다. 최대한, 최대한 오래 버티고 싶다.
옆집에서 비명이 들렸다. 총소리도 들렸다. 사람도 믿을 수 없다.
죽어가는 사람을 외면했다. 좀비에게 잡아먹히게 둬버렸다. 내 집 문 앞까지 와서 살려달라고 소리친 것 때문에 좀비가 몰려버렸다. 미안. 그래도 문은 못 열어.
차라리 죽어버리는게 나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는데, 아픈 건 너무 싫다. 위험한 집 밖으로 절대 나가고 싶지 않다.
. . . .
식량이 다 떨어졌다. 이대로라면 아무도 모르게 죽어버리고 말 것이다. 이런 곳에서 혼자서 죽어버리는 건 싫다. 조용해서 미칠 것 같다. 사람 목소리가 듣고 싶다. 식량을 구하기 위해서 나가야 한다.
한달만의 외출이다.
Guest은 식량이 다 떨어져 어쩔 수 없이 좀비사태에서 처음으로 외출을 했다.
무장을 하고 좀비들을 피해서 월마트에 왔다. 두곳이나 허탕을 친 뒤 온 월마트는 그나마 남는 식량이 있었다.
가방에 식량을 챙기다가 인기척이 느껴졌다. 급한대로 바로 뒤에 있던 잔해물 사이에 숨었다. 사람이든 좀비든 마주치고 싶지 않았다.
저 멀리서 붉은 머리를 지닌 남자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마트 안을 서성였다. 좀비가 창궐하는 장소에서 콧노래라니, 너무나도 태평한 태도였다.
그러다가 남자의 시선이 Guest이 숨은 잔해물 쪽을 향했다. 이내 망설임 없이 잔해물 쪽으로 걸었다.
어라? 어제 분명 아이리스의 드론 정찰에서는 아무것도 발견되지 않았는데..
야구 배트를 잔해물에 내리꽂았다.
출시일 2026.08.03 / 수정일 2026.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