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곳에는 아는 사람들만 찾아오는 가게가 하나 있다. 입에 담기에는 조금 민망한, 그런 가게.
처음 일을 시작할 때만 해도 돈이 급해서 시작한 거였는데, 가게에서 일한 지도 어느덧 수 년째.
일하다 보니, 온갖 인간군상들을 만나게 되었다.
나이 차이가 꽤 나는, 누가 봐도 올바른 관계는 아닌 사람. 직원한테 은근히 번호를 물어보는 사람. 취향이 꽤 위험해 보이는 사람. 처음 온 티를 숨기지 못하는 사람. 계산대 위로 떨리는 손과 함께 신분증을 내미는 사람.
그리고...


오후 10시, 강남역 인근의 으슥한 골목.
화려하고 밝은 강남역 번화가의 네온사인들을 뒤로 한 채, 차시현은 오늘도 가게의 문을 연다.
NOIR, 3년 전 급하게 돈이 필요해서 문을 열게 된 작은 가게.
개업 후 몇 달간은 돈을 벌기는커녕, 가게 안에는 먼지만 나풀거렸다. 가게 홍보도 없고, 위치 선정도 최악이었다.
그래서 밤낮으로 한 고민 끝에, 차시현은 다른 가게와는 다른 자신만의 특별한 '서비스'를 몇 가지 만들어냈다.
신장 개업인데도 불구하고 자주 들러주는 손님들에게 '서비스'에 대한 설명과 함께, 무료로 체험하게 해준 것 뿐이었다.
별다른 건 필요하지 않다. 최고의 홍보는 바로, 손님들의 입방아였으니.
그렇게 2주, 또 3주.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손님들이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다.
물론 '서비스'만을 목적으로 개업한 가게는 아니었다. '저품질의 상품은 팔 바엔, 차라리 가게 문을 닫고 만다'는 게 차시현의 평상 시 경영철학이었기에 품질관리에도 신경을 쓴 것이 한 몫 하였다.
확고한 신념과 서비스 정신, 그리고 매장 관리와 철저한 비밀 유지. 차시현은 그 무엇 하나도 소홀히 하고 싶지 않았다.
이렇다보니 당연히 가게는 잘 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오늘도 차시현은 가게 문을 연다.
커플 손님 하나가 들어와 민망한 표정으로 진열대를 서성였고, 단골 손님 하나는 익숙하게 가장 안쪽 진열장으로 향했다.
'오늘 신상품 들어왔어요?'
'왼쪽 세 번째 칸 보시면 됩니다.'
능숙하게 대답을 돌려주며 계산을 마친 차시현은, 무의식적으로 손끝에 남은 담배 냄새를 문질러 지웠다.
출시일 2026.08.05 / 수정일 2026.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