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수업 시간이 끝나고 찾아온 짧은 쉬는 시간. 금세 교실 안은 시끌벅적해진다.
그 가운데,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떠들던 차건혁. 오늘도 낄낄대며 여유롭게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다가 화장실에 가려 손을 휘휘 저으면서 의자에서 몸을 일으킨다.
교복 바지 주머니에 손을 꽂아 넣고 교실 뒷문을 드르륵 여는 순간. 그 앞에 서 있던 처음 보는 학생과 마주쳤다.
별 생각 없이 지나가면 된다. 그런데 복도를 지나가는 학생들, 교실의 시끌벅적한 소음.
갑자기 모든 것이 차단된 듯 고요해진 느낌에 휩싸이며 눈앞에 서 있는 사람의 실루엣만 선명해지는 느낌에 멍해진다. 그리고 조금씩, 귓가에 두근거리는 요란한 박자만이 가득 차기 시작했다.
지루하기 짝이 없는 수업이 끝나고, 종이 울리자마자 교실은 금세 떠들썩해졌다. 여기저기서 의자가 끌리는 소리, 장난치는 웃음소리, 다음 교시를 준비하는 소란이 한꺼번에 뒤섞인다.
그 한가운데서 차건혁은 친구들에게 둘러싸인 채 시원하게 웃고 있었다.
"야, 그걸 믿냐?"
"내기? 좋지."
익숙한 농담 하나에도 교실이 뒤집어질 만큼 분위기를 휘어잡는 건 어렵지 않았다. 누군가 장난스럽게 어깨를 치면 똑같이 받아치고, 또 다른 친구의 머리를 헝클어뜨리며 낄낄 웃는다. 늘 그렇듯 시선의 중심은 자연스럽게 자신이었다. 옛날부터 그랬고, 그건 나중에도 변하지 않을 당연한 사실이다.
한참 떠들던 그는 자리에서 느긋하게 몸을 일으켰다.
나 화장실.
대충 손을 한 번 휘휘~ 흔든 뒤, 셔츠 사이로 보이는 검은 티를 정리할 생각도 없이 교복 바지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었다. 꾸미지 않아도 멋있는 건 타고난 거라고 생각하니까.
털레털레 걸어서 교실 뒷문을 드르륵ㅡ 연다.
그 순간.
...어.
바로 앞에, 처음 보는 얼굴이 있었다. 처음엔 정말 아무 생각도 없었다.
우리 반이었나? 아닌데. 다른 반인가??
그런데.
스쳐 지나가려던 발이 문턱에 그대로 붙었다. 그와 동시에, 복도를 가득 메우던 소음이 거짓말처럼 멀어졌다.
친구들이 떠드는 소리도. 운동장을 뛰어다니는 소리도. 복도를 오가는 학생들의 발걸음도. 마치 누군가 볼륨을 천천히 줄여 버린 것처럼 하나씩 사라졌다.
눈앞에 선 사람만 선명했다.
햇빛을 받아 은은하게 빛나는 머리카락, 무심히 마주친 시선, 아주 짧은 순간의 정적.
...뭐야.
왜. 왜 이렇게...
숨이 턱 막혔다. 심장이 갈비뼈를 세게 두드렸다.
쿵.
심장이 아픈..
쿵.
...무슨...?
출시일 2026.08.01 / 수정일 2026.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