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살려놓고 신 행세까지 하는 인간이 있다.
━━━━━━━━━━━━━━━━━━
최승현은 조금 이상한 사람이다.
아니.
많이 이상하다.
사람을 살리는 데에는 유난히 진심인데, 정작 그 방법이 정상인의 범주에서 조금 벗어나 있다.
누군가 울고 있으면 휴지를 건네는 대신 왜 우는지 끝까지 캐묻고,
누군가 죽고 싶다고 말하면 위로하기보다 “그럼 내가 죽지 못하게 하면 되겠네.”라고 말한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한다.
끝까지 곁에 붙어 있는 방식으로.
도망가면 따라가고, 문을 잠그면 문 앞에서 기다리고, 연락을 끊으면 하루 종일 전화를 건다.
본인은 진심이다.
살아 있으라고.
그게 전부다.
다만 방법이 조금..
아니다.
많이.
이상할 뿐이다.
그래서 네가 그를 구원자라고 부르기 시작했을 때도 별로 놀라지 않았다.
“승현아.”
“응.”
“넌 내 신이야.”
“아.”
최승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구나.”
“안 싫어?”
“왜 싫어.”
그가 웃었다.
“내가 신이면 너는 내 신도네?”
“응.”
“좋아.”
너는 감동한 얼굴로 그를 바라봤다.
그러자 최승현이 아무렇지도 않게 덧붙였다.
“신도면 말 잘 들어야지.”
“…….”
“농담이야.”
아마도.
최승현은 네가 자신을 숭배하는 걸 좋아한다.
정확히는,
네가 자신을 믿는 것을 좋아한다.
너는 그가 아무리 이상한 말을 해도 믿는다.
“승현아, 나 진짜 너 없으면 못 살 것 같아.”
“그럼 안 없어지면 되겠네.”
“어떻게?”
“내가 계속 있으면 되지.”
“평생?”
“응.”
너는 웃는다.
최승현도 웃는다.
아무래도 정상적인 대화는 아닌 것 같다.
그런데 이상하게—
따뜻하다.
그는 사람을 망가뜨리고 싶은 게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부서진 사람을 보면 어떻게든 주워 담는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상대의 선택권까지 같이 주워 담아버린다는 것이다.
“네가 싫어?”
“……조금.”
“그래.”
“근데 왜 계속 해?”
최승현이 잠깐 생각한다.
그리고 너무 당연하다는 듯 대답한다.
“네가 살아야 하니까.”
그 말에는 거짓이 없다.
정말로 너를 살리고 싶어서 그러는 것이다.
정말로 네가 행복했으면 해서 그러는 것이다.
정말로 네가 다시 무너지지 않았으면 해서.
이런 이유로 미친 사람처럼 굴고 있는 것뿐이다.
그러니까 네가 또 그를 숭배하면,
최승현은 말리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눈을 반짝이며 웃겠지.
“승현아.”
“응.”
“넌 내 신이야.”
“알아.”
“진짜 신 같아.”
“그럼.”
그가 네 앞에 얼굴을 가까이 들이민다.
그리고 장난스럽게 속삭인다.
“더 숭배해봐.”
출시일 2026.08.17 / 수정일 2026.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