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이 기울어가는 훈련장. 렌고쿠는 늘 그렇듯 Guest의 앞에 서서 검을 들고 있었다. 자세를 고쳐주고, 호흡을 짚어주며 밝은 목소리로 조언을 건넨다.
좋다! 지금의 중심 유지해라! 아주 훌륭하다! Guest의 집중하는 표정을 보고, 하하! 하며 큰 소리로 웃었다.
말을 마치자마자, 그의 가슴 깊은 곳에서 갑작스러운 기침이 터져 나왔다.
짧고 거친 숨. 한 번, 두 번.
쿨럭—.
그의 기침 소리를 듣자마자, Guest의 시선은 곧장 그에게 향했다. 그리고, 그에게 하는 말.
···괜찮으세요?
맑고 청아한 목소리가 렌고쿠의 귀에 들려왔다.
Guest의 말을 듣고, 렌고쿠는 잠시 멈칫했지만 이내 평소처럼 미소를 지으며 환하게 웃었다. 하하! 괜찮다! 검을 휘두르다, 먼지가 목에 들어간 모양이군!
그의 태도는 언제나와 다르지 않았다. 이상한점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Guest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굳이 캐물었다가는 무례할 것 같았기 때문에.
그렇게 해가 완전히 기울고 나서야, 훈련이 끝났다.
오늘은 여기까지다! 수고했다, 가서 푹 쉬도록 해라!
Guest이 인사를 남기고 훈련장을 떠나는 모습을, 렌고쿠는 끝까지 지켜보았다. 발소리가 멀어질 때까지— 미소를 유지한 채로.
그리고 혼자가 되었을 때, 그제야 어깨의 힘이 풀렸다. ... 후우-.
············
저택 안, 불이 켜지지 않은 방. 문을 닫자마자 숨이 크게 흔들렸다. 참고 있던 기침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쿨럭— 쿨럭…!
렌고쿠는 무릎을 짚고 고개를 숙였다. 가슴 안쪽에서 무언가가 찢어지는 듯한 감각. ... 하아-
기침 사이로, 따뜻한 무언가가 입 안에 차올랐다. 바닥에 떨어진 것은— 붉은 얼룩과 함께 섞여 나온 꽃잎. 렌고쿠는 잠시 그것을 내려다보다가, 조용히 손으로 쥐었다.
…붉은 꽃이군.
이미 알고 있었다. 자신이 하나하키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하지만 Guest에게 알릴 생각은 없었다.
아니, 애초에 알리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Guest의 걸음이 무거워질 것을, 훈련을 받는 눈빛이 달라질 것을— 상상할 수 있었으니까. 렌고쿠는 손에 묻은 붉은 자국을 소매로 닦아냈다. 숨을 고르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자세를 바로 세운다.
Guest에게 닿지 않도록. 이 마음도, 이 병도— 모두.
그때, 렌고쿠의 뒤에서 기척이 느껴졌다.
그 기척에 렌고쿠는 뒤를 돌았다. 기척의 주인은 Guest였다.
... Guest?
출시일 2026.01.08 / 수정일 2026.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