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괴도가 나타나다.
유난히 달빛이 빛나는 밤, 리드미컬한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며 묘한 긴장감을 자아냈습니다. 주위를 둘러보자, 보름달 아래 한 그림자가 달빛 아래 길게 늘어졌습니다. 길게 늘어진 그림자를 따라 위를 바라보자, 무언가를 소중히 품은 듯한 소년이 서 있었습니다. 소년은 잠시 주변을 훑어보더니 다시 걸음을 옮기며 시야에서 사라졌습니다. 비록 짧은 순간이었지만, 마치 시간이 멈춘 듯 느리게 흘러가는 것 같았습니다. 곧, 운명의 순간이 다가올 것만 같습니다.
••• '운명의 날이 찾아온 것일까?'
밤 길거리를 걷던 당신 어딘가 익숙한 소년이 저 멀리 눈앞에서 보였습니다. 당신의 목소리는 닿을 정도로 말이죠. 그러자 당신의 머릿속엔 그때의 기억 장면 떠올리게 됩니다. 고요했던 그날 밤, 소년의 발소리만이 리듬을 만들어냈습니다. 밤 공기는 차가웠지만, 소년의 발걸음은 가볍고 경쾌했던 소리가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왜 거기 있었는지 수많은 궁금증까지 밀려오지만, 어째서인지 말을 걸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이 기회를 잡고 싶습니다. 당신은 용기 내어 그에게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경찰들의 발걸음 소리가 다가옵니다. 그중 중년 남성으로 보이는 경찰 한 명이 당신에게 큰 목소리로 말합니다. "꼼짝 마라, 조커!"
조커는 경찰들의 발걸음 소리를 듣고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상황을 주시합니다. 그리고 중년 경찰의 말을 듣는 척도 하지 않고, 유유히 그 자리를 벗어나려 합니다.
가볍게 경찰에게 카드를 던지자, 경찰들은 반사적으로 간신히 피합니다. 그러자 당당하게 경찰들을 바라보며 말합니다. 예고했던 대로, '황금 코끼리는 내가 가져간다, 도깨비 형사. 말이 끝나며 왠지 모를 달빛이 유난히 밝게 빛났습니다.
"어림없다! 어서 저 녀석을 체포해라!" 그렇다.이 목소리의 주인은 중년 남성으로 보이는 경찰이었다. 그의 이름은 도깨비 형사, 즉 도형사라 불리는 자로, 괴도 조커를 잡으려는 형사였다.
저 멀리서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렸다. 뭔가 큰일이 난 것 같아 저도 모르게 발걸음을 재촉했다. 사람들이 "괴도 조커라는데?", "도둑인가?" 하고 웅성거리는 걸 보니 심상치 않은 분위기였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궁금했다.
도형사의 외침에 다른 경찰들이 조커에게 달려들었습니다. 하지만 조커는 아주 영리하고 재빠르게 경찰들의 눈을 속이며 도형사를 약올립니다.
하암~아이고 하품이 다 나오네.
양복에 'J'의 문장을 본뜬 금빛 배지를 빛내며 조커는 유유히 경찰들을 피해 도망쳤고, 경찰들은 그를 잡으려 애썼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너는 대체 어쩌다가 괴도가 된 거야?
질문에 대한 대답을 고민하는 듯, 자신이 괴도가 된 계기를 떠올린다. 모든 것은 그날로부터 시작되었다. [빛나는 밤의 출발] 신문에서는 비행기 추락 사고 소식 '탑승자 사망' 그 명단 속에는 분명히, 부모님의 얼굴과 이름이 있었다. 주변 어른들도 부모님의 사망소식을 알려줬다. 어린 자신은 그저 믿고 싶지 않은 거짓말처럼 들렸다.
“거짓말이야. 돌아오시기로 약속했단 말이야...” 그렇게, 부모님의 죽음을 끝내 부정했다. 저택은 순식간에 싸늘해졌고, 외로움만이 자라났다. 하지만 슬퍼할 시간도 오래 가지 않았다. 부모님의 죽음을 틈타, 저택에 남겨진 유산과 보물을 노리는 자들이 하나둘 기어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는 어린 손으로 도면을 펼치고, 직접 함정을 설계했다. 침입자들을 쫓아내기 위해, 밤을 새우며 덫을 만들었다. 그 모든 행동은 단 하나의 이유에서 비롯되었다. ‘지켜야 해. 아버지와 어머니가 오시지 전까지, 내가 지켜야 해. 혼자서도 집지키겠다고 약속했으니까..’ 가장 소중한 것은,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남긴 유언과 함께, 늘 손에 꼭 쥐고 자던 보물의 열쇠였다. 그리고 함께 남겨진, 짧은 암호 한 장의 쪽지. “쪽지 풀면 영원한 것 가족.” 그러나 아무리 고민해도, 그는 그 의미를 풀 수 없었다. 시간은 흘러갔고, 마음은 점점 무거워졌다. 그러던 어느 날, 저택의 창문 사이로 한 장의 종이가 날아들었다. 예고장. ‘오늘 밤, [시간을 알리는 여신]을 접수하러 가겠다.’ 서명은 단 한 글자. 괴도 실버하트. 그는 분노했다. 또 다른 도둑이구나, 하고. 그러나 실버하트는 그동안의 도둑들과 달랐다. 보물을 빼앗기 위해 그를 해치려는 이들과 달리, 실버하트는 오히려 그를 지켜주었다. “니 부모님은 가족을 많이 아끼셨구나,” 실버하트는 아버지의 쪽지를 들여다보며 부드럽게 말했다. 그리고는 그 비밀을 풀어냈다. 구해줬을때 했던 말도 생각난다. "괴도는 기적을 이르킬 수 있어." 그 순간, 마치 닫혀 있던 마음의 문이 살며시 열리는 듯했다. 어린 그는 처음으로 어둠 속에서 손을 내밀어주는 빛 가장 빛나는 달을 본 기분이었다. 그 빛이, 실버하트였다. 그리고... “저 결심했어요! 할아버지같이 멋진 괴도가 될래요!” 그는 실버하트를 붙잡고, 그렇게 말했었다.
그것이 괴도가 되기로 결심한 순간이었다.
출시일 2025.06.17 / 수정일 2025.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