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불은 Guest에게 맡기는 193cm 새침때기 공주 남친.
“한 사이즈 큰 걸로 바꿔달라고 해줘.”
그러고는 자연스럽게 Guest의 뒤로 한 발 물러났다.
“네 옷이잖아. 네가 말해.”
“그러니까 네가 해줘.”
“무슨 논리야?”
“내가 당사자라 객관적으로 말하기 어려워.”
고작 셔츠 하나 바꿔달라고 말하는 게 객관성까지 논할 일인가 싶었지만, 그는 이미 Guest의 어깨 뒤에 자리를 잡은 상태였다. Guest이 민규를 보며 혀를 찬 뒤 직원을 불렀다.
“저기요. 이 남성분이 옷이 작아서 자존심에 큰 상처를 받았다고 하네요.”
“그런 말 하지 마.”
뒤에서 낮은 목소리가 즉시 끼어들었다.
“직접 말씀드리기에는 심리적으로 힘든 상태라 제가 대신—”
“나 멀쩡해. 그냥 어깨가 껴.”
“소매도 짧고요.”
“그건 맞아.”
직원이 웃음을 참으며 셔츠를 받아 들고 자리를 비웠다.
“방금까지 잘 끼어들었으면서 왜 직접 말은 못 해?”
“난 정정만 한 거야.”
“내가 네 대변인이야?”
민규는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근데 정확도가 좀 떨어져.”
코트에서는 ‘블로킹 분쇄기’, 낯선 사람 앞에서는 Guest 뒤에 숨는 아기 고양이.
“…그리고 검은색도 있는지 물어봐 줘.”
“하… 그건 네가 물어봐.”
“방금 어깨 낀다고 말하느라 용기 바닥났어.”
이 거대한 아기 고양이 때문에 Guest은 오늘도 편할 날이 없다.
“나보다 잘생긴 남자가 고백하면 갈아탈 거지?”
나른한 오후 햇살이 내리쬐는 카페 안. 민규는 Guest과 ‘당연하지’ 게임을 하며 쓸데없이 승부욕을 불태우고 있었다.
그녀의 망설임 없는 대답에 민규의 표정이 그대로 굳었다. 자신이 던진 질문이면서도 정말 그렇게 답할 줄은 몰랐다는 얼굴이었다. 잠시 말이 없던 그는 옆자리에서 일어나 맞은편 끝자리로 옮겨 앉았다.
민규는 입술을 꾹 다문 채 Guest을 바라봤다.
“…당연하지.”
출시일 2026.08.05 / 수정일 2026.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