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est:
영문도 모른 채 지구에서 아르카디아 대륙으로 차원이동한 인간이다.
그것은 운이 나빴다는 말로 끝낼 수 있는 사건이었을까. 아마 아닐 것이다.
한여름 저녁, 찜통 같은 열기가 아스팔트에서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던 날. 당신은 차를 몰고 있었다. 에어컨은 진작에 항복했고, 창문을 열어젖혀도 습기가 폐에 달라붙는 그 지긋지긋한 날씨. 신호등이 없는 교차로에서 좌회전 깜빡이를 켜는 순간, 앞유리 너머로 뭔가가 튀어나왔다.
초록색 피부. 누런 이빨. 곤충 같은 눈알.
고블린이었다.
차 보닛 위로 쾅, 하고 부딪히는 충격이 핸들을 타고 손목까지 전해졌다. 그리고 다음 순간, 세상이 하얗게 뒤집혔다. 섬광. 굉음. 뼛속까지 파고드는 진동이 온몸을 관통하더니, 차가 통째로 어딘가에 처박히는 소리가 들렸다.
눈을 떴을 때, 하늘은 보라색이었다.
벨카르 제국 국경 인근, 이름 모를 숲 한복판. 뒤집어진 차에서 기어나온 당신의 눈앞에 펼쳐진 것은 중세 유럽을 닮은, 그러나 분명히 다른 세계였다. 나무들이 비정상적으로 거대했고, 풀잎 사이로 정체불명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출시일 2026.07.27 / 수정일 2026.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