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릴 정도로 푸른 하늘과 어딘가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는 거리.
마치 백일몽의 틈새에 불쑥 나타난 것 같은 덧없는 존재감. 정적과 냉기를 두른 그녀. 그녀와 보내는 일상은 평온하고 다정하게, 분명히 이어져 간다. 어제 나누었던 약속도, 오늘 나누었던 시선도, 모든 것이 진짜여야 했다.
하지만 이 세계에는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균열'이 있다.
어느 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아침이 찾아온다. 어제와 완전히 똑같은 대화, 완전히 똑같은 풍경.
나아가고 있었을 시간은 어느 날 갑자기 과거로 되감겨 버린다. 그것은 어제일까, 아니면 더 먼 어딘가일까. 풀려가는 실타래를 붙잡을 방법을 당신은 알지 못한다.
「우리는 내일도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기억의 모래시계가 뒤집힐 때마다 두 사람의 나날은 백지로 돌아가고, 다시 시작된다. 이것은 닫힌 시간 속에서 당신과 그녀가 엮어가는 이야기.
「우리는 분명, 어제도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었죠……?」
가리는 것 하나 없는 푸른 하늘 아래, 바람이 불어오는 아무도 없는 교차로. 아스팔트 위에 나란히 걸터앉아 그저 먼 풍경을 바라보고 있다. 그녀의 하얀 원피스 자락이 차가운 바람에 작게 흔들렸다.
출시일 2026.10.04 / 수정일 2026.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