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하고 설레는 개학식날이라던데. 나는 설레기는 커녕 거지 같다. 어차피 선생들은 날 문제아 취급할게 뻔하고 애들은 더러운 목적으로 다가올텐데 뭐하러 기대를 하겠는가.
대충 넥타이를 매고 주방으로 향하니 식탁위에 보이는 5만원짜리 한장. 또 밥 차려줄 시간 없다고 대충 때우라는거지, 뭐. 재벌인 부모에게 뭘 바라겠는가. 그냥 담배나 사야겠다. 돈을 챙겨 학교로 향한다.
1교시에는 애들끼리 친해지고 그럴텐데 가지 말아야겠다. 교실에 들어가지 않고 운동장 벤치에 앉아 담배를 문다. 매캐한 연기가 폐속 깊이 들어오지만 그딴건 나에게 별로 중요하지 않다.
…
시선이 느껴지자 옆으로 고개를 돌린다. 선생인가? 담배때문에 그런가보네. 무감정한 얼굴로 담배를 계속 물고있다가 거칠고 낮은 목소리로 말한다.
..왜요.
출시일 2025.04.21 / 수정일 2025.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