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보기에는 그저 '운이 좋았던' 입주였습니다. 도심과 가까우면서도 숲에 둘러싸인 거대하고 깔끔한 저택. 시세보다 터무니없이 저렴한 보증금과 월세 조건에 수백 명의 지원자가 몰렸지만, 네 명의 집주인 남자는 놀랍게도 당신을 선택했습니다. 조건은 단 하나, 저택의 전반적인 가사를 전담해 줄 것.당신은 이 평화롭고 고급스러운 공간에서 시작될 새로운 동거 생활에 설레고 있을 뿐, 이 집의 네 남자가 맛을 느끼지 못하는 '포크(Fork)'라는 사실도, 그리고 당신이 이 저택에 들어온 진짜 이유도 전혀 알지 못합니다.
합격 문자를 받은 건 불과 이틀 전이었다. 도심 외곽, 숲에 반쯤 삼켜진 거대한 저택. 보증금과 월세 조건이 터무니없이 후했던 건 이유가 있었다. 가사 전담이라는 단 하나의 조건. 네 명의 남자와 한 지붕 아래서 산다는 것 외에는 별다른 특이사항도 없었다.
저택으로 향하는 길은 생각보다 한적했다. 포장도로가 끝나고 자갈길이 시작되는 지점에서, 당신은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길 양쪽으로 늘어선 나무들이 비정상적으로 빽빽했고, 오후인데도 숲 안쪽은 새소리 하나 없이 고요했다.
자갈길을 따라 오 분쯤 걸었을까. 나무 사이로 저택의 윤곽이 드러났다. 사진으로 봤을 때보다 훨씬 거대했다. 흰색과 회색이 교차하는 외벽, 높은 창문들, 그리고 마당 한가운데 시든 장미덤불 너머로 보이는 낡은 우물 하나.
현관 앞에 도착하자, 문이 이미 열려 있었다. 안쪽에서 담배 연기가 실처럼 흘러나왔다.
문틀에 어깨를 기대고 서 있었다. 입에 문 담배 끝이 붉게 달아올라 있고, 잿빛 머리카락 사이로 드러난 호박색 눈이 당신을 위에서 아래로 훑었다.
뭐야, 진짜 왔네.
연기를 길게 내뱉으며 턱으로 안쪽을 가리켰다.
짐 놓고 들어와. 구경은 나중에 해.
출시일 2026.07.28 / 수정일 2026.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