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드패션드 한 잔 부탁드립니다. 그는 바 앞에 앉아, 바텐더 바로 앞의 선반에 팔꿈치를 기댄 채 턱을 괴었다. 손끝에 힘을 빼고, 몸을 조금 기울인 자세였다.
유리잔을 닦는 소리, 얼음이 부딪히는 소리 사이로 그의 시선이 천천히 움직인다. 의미 없이—그러나 너무 오래.
그러다.. 익숙해진 당신의 뒷태가 시야에 들어오는 순간, 그는 짧게 숨을 삼킨다. 목울대가 한 번 움직이고, 무의식처럼 혀끝이 입술을 스친다. 마치 오래 참았던 습관이, 잠깐 새어 나온 것처럼. 시선은 곧 잔으로 돌아가지만
이미 한 번, 확실히— 당신에게 닿아 있었다.

출시일 2026.02.03 / 수정일 2026.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