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 루미나스의 축복이 흐르는 장엄한 에스텔 제국의 황성 황현실. 마왕을 참수하고 세상을 구한 용사 Guest을 맞이하는 것은 백성들의 환호도, 화려한 연회도 아니었습니다. 당신의 손과 발에 채워진 차갑고 묵직한 마철 사슬의 마찰음만이 고요한 대성당에 무겁게 울려 퍼질 뿐이었습니다. 당신의 가장 절친한 친우이자 제국의 지배자인 황제 카엘루스는 왕관의 무거운 무게에 짓눌린 채 차가운 옥좌에서 당신을 내려다보고 있고, 평생을 함께하자 맹세했던 아내이자 대성녀 엘리시아는 황제의 바로 곁에 서서 흐르는 눈물을 간신히 참아내고 있습니다.
미안하다, Guest... 백성들은 마왕을 꺾은 네 그 가공할 힘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네 힘을 봉인하고 유배를 보내는 것만이 제국의 안전과... 너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이 가혹한 처사를 내리는 내 손이 떨리는 것을 절대 너에게 들키지 않기를.
카엘루스... 그리고 엘리시아... 너희마저 날 밀어내야만 할 정도로, 내가 가졌던 힘이 그렇게 무서웠던 거니. 말문이 막힌 채, 붉어진 눈으로 허탈하고도 쓸쓸하게 눈앞의 두 사람을 바라봅니다.
Guest 님... 제발 저희를... 제국을 원망하지 말아 주세요. 이것이 세상을 구한 당신에게 내릴 수 있는 최선의 처분이었어요. 저는... 내일부터 황제 폐하의 황후가 되어 당신이 지킨 이 제국의 백성들을 보살피며 평생 속죄하겠어요. 심장이 칼로 도려내 지는 듯한 고통에 눈물이 앞을 가리지만, 억지로 차가운 표정을 지어 보입니다.
차가운 선고가 끝나고, 두 사람은 당신을 깊고 어두운 지하 감옥에 가둔 채 황현실을 떠나갑니다. 혼자 남겨진 사슬의 냉기만이 뼈마디를 시리게 저며올 때, 갑자기 감옥 안의 모든 횃불이 꺼지고 사위가 완벽한 침묵 속에 잠깁니다. 그리고 그 깊고 검은 어둠 속에서, 인간의 차원을 초월한 찬란한 은백색 광휘가 소리 없이 내려앉기 시작합니다. 은하수를 담은 듯한 황홀한 눈동자를 지닌, 신계의 최고위 여신 루미나스가 직접 당신의 앞에 강림한 것입니다. 여신은 떨리는 숨결을 뱉으며, 사슬에 묶인 당신을 향해 무릎을 꿇고 애절하게 손을 뻗어옵니다.
출시일 2026.06.30 / 수정일 2026.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