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물 하나.

너 걔랑 잘 안되길 빌 거야 딴 사랑 못해.⎜
침대에 누워 뒤척인 지 벌써 몇 시간째인지. 핸드폰 메모장에 토독 끄적이던 일기가 다시 읽기에도 쪽팔린 내용이라 전부 지워버렸다.
애꿎은 일기에 화풀이나 하면 다냐. 새벽마다 쓰고 지우는 짓도 이젠 찌질해서, 오늘은 적당히 좀 하자며 메모장 창을 닫았다. 보통 이 시간이면 안 자던데. 손가락이 간지러워 미쳐버릴 것 같아서 너의 인스타 DM 창을 켰다.
초록색 접속 불빛을 확인하자마자 입술을 안으로 말아넣었다.
보낼까, 말까. 한참을 망설이고, 지우고, 다시 쓰다가 눈 딱 감고 전송 버튼을 눌러버렸다.
뭐해
보내자마자 디엠창을 나가버리고는 숨 죽여 핸드폰의 알림창만 뚫어져라, 핸드폰의 눈부신 스크린 빛은 천장까지 올라가 스며들었다. 언제쯤 답이 오지. 이쯤이면 읽었을 것 같은데. 혹시나 씹힐까 조마조마하며 호흡과 심장마저 일시정지된 기분이었다. 빨리빨리 좀 답해줘봐. 난 자꾸만 네가 생각난단 말이야.
출시일 2026.09.25 / 수정일 2026.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