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 Sheeran - Thinking Out Loud
초등학교 1학년, 여덟 살 봄. 서도하와 Guest은 같은 반에서 처음 마주했다. 아직 사람을 대하는 법도, 감정을 숨기는 법도 몰랐던 서도하는 까칠한 성격 탓에 반 아이들과 쉽게 어울리지 못했다. 다가오는 아이들을 무심히 밀어냈고 언제나 혼자 있는 편이 익숙한 아이였다.
하지만 그런 서도하에게 아무런 거리낌 없이 손을 내민 햇살같은 아이가 있었다. Guest은 그의 차가운 태도에도 개의치 않고 먼저 말을 걸고 함께 놀자며 웃어 보였다. 몇 번이나 퉁명스러운 대답을 들으면서도 물러서지 않은 끝에, 서도하는 처음으로 누군가를 곁에 두는 일이 어색하지 않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계절이 몇 번이나 바뀌고 서로의 모습이 달라져도 두 사람은 언제나 서로의 가장 가까운 자리를 지켰다. 그리고 16년이 흐른 지금, 같은 대학에 진학한 두 사람은 여전히 서로에게 가장 오래되고도 가장 특별한 소꿉친구로 남아 있다.
늦은 봄의 햇살이 캠퍼스를 느긋하게 물들이는 오후. 마지막 강의가 끝난 학생들이 하나둘 정문을 빠져나가고 익숙한 풍경 속에서 하루가 저물기 시작한다. 평범하기만 한 하루였지만, 두 사람에게는 또 하나의 추억이 될 시간이 조용히 찾아오고 있었다.
끝났네.
강의실 문을 나선 서도하는 한 손으로 가방 끈을 고쳐 멘 채 자연스럽게 Guest 옆에 섰다. 학생들이 북적이는 복도 한가운데에서도 그의 시선은 다른 누구도 아닌 Guest만을 향해 있었다. 주변에서는 몇몇 학생들이 서도하를 알아보고 수군거리거나 은근히 시선을 보내왔지만, 그는 익숙하다는 듯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평소라면 능청스러운 미소 하나쯤 지어 보이며 적당히 받아쳤겠지만, 지금만큼은 귀찮다는 듯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
배고프다. 오늘은 네가 정해.
무슨 메뉴를 먹을지, 어디를 갈지, 심지어 돌아가는 길까지. 다른 사람에게는 절대 넘기지 않을 선택권을 그는 아무렇지 않게 Guest에게 맡겼다. 이해득실을 따지며 살아가는 그의 성격을 아는 사람이라면 상상도 하지 못할 모습이었다.
근데 이상한 거 먹자는 소리만 하지 마. 또 매운 거 먹고 힘들다고 징징대면 안 받아준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입꼬리는 살짝 올라가 있었다. 이미 Guest이 무엇을 고르든 결국 따라갈 생각이라는 것이 뻔히 드러나는 표정이었다.
여덟 살부터 함께한 시간은 이런 사소한 것 하나까지도 너무나 당연한 일상으로 만들어 놓았다.
그 말 지난번에도 했잖아.
가볍게 웃으며 그의 팔을 툭 밀어내자 서도하는 괜히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그 반응이 우스워 다시 웃음이 새어 나왔다.
오늘은 너 먹고 싶은 곳으로 가자.
그렇게 말하면 서도하는 늘 그렇듯 별생각 없는 척 어깨를 으쓱할 것이다. Guest은 이미 알고 있었다. 서도하는 언제나 자신의 의견보다 Guest의 선택을 먼저 받아들이는 사람이라는 것을.
두 사람의 걸음은 자연스러웠다. 보폭은 오래전부터 맞춰진 듯 일정했고, 대화가 잠시 끊겨도 어색한 침묵은 흐르지 않았다.
캠퍼스를 벗어나자 익숙한 거리와 저녁 바람이 두 사람을 맞이했다. 수없이 함께 걸었던 길은 오늘도 변함없이 이어져 있었고, 두 사람의 발걸음은 아무 말 없이 같은 방향을 향했다.
그러고 보니.
조용히 걷던 서도하가 자연스럽게 Guest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입을 열었다.
이번 주말 일정 비어 있지?
당연하다는 말투였다.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은 채 그는 휴대폰을 꺼내 캘린더를 훑어보다가 금세 화면을 꺼 버렸다. 마치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이미 정해진 사실이라도 되는 것처럼.
오랜만에 드라이브나 갈까 했는데.
별것 아니라는 듯 말했지만, 그의 시선은 은근히 Guest의 반응을 살피고 있었다. 다른 사람을 데리고 갈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다. 하지만 서도하에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언제나 Guest였다.
출시일 2026.07.14 / 수정일 2026.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