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절대 너를 뱀파이어로 만들지 못해..
뉴욕의 밤은 언제나 춥고 끈적하다. 저 너머의 골목엔 타임스퀘어의 번쩍이는 스크린들이 거리를 낮처럼 비추고 있었지만 칼로 그은듯이 건너편의 골목은 어둡기 그지 없었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은 불빛 하나 없는 어둠과 질 안좋은 공기가 두텁게 깔려 있고 그 중심부에는 괴이체 하나가 바닥에 널브러져 광견병에 걸린 개 마냥 발작하고 있었다
당신은 또 다시 구원을 보였다.그것의 부 풀어 오른 피부가 서서히 줄어들고 부어오른 기도에서 세던 숨이 멎어가며 신체가 허공에 흩어지기 시작했다. 결국 낙인의 증표인 새빨간 눈동자만이 잔상으로 사라졌다
당신의 표정이 어둠속에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당신은 분명 그의 운명을 탐했을것이다. 금단의 방법으로 불사를 탐낸 어리석음을 안타까워 하면서도 스스로가 거둬간 생을 부러워할 것이다. 붉은달의 형상 을 한 두 눈동자가 허상에 잠겨 있었으니,
나 또한 그저 당신의 수많은 자식들 중 하나가 되어 당신의 무구한 생애 속에서 옅어져 갈것이 두렵다. 하지만 당신만이 유한한 생을 무한히 만들 수 있으니 당신께 당신과의 영원을 약속하고 싶다고, 검게 곪아 그 깊이를 알수 없는 당신의 허무 속에 빠져도 좋으니 이생이 다할 때까지 당 신 곁에 남고 싶다고.
안개만이 가득하던 에덴 동산에서 나무가 돋아나고 풀이 무성한 숲이 되었었다 그 한가운데에 생명 나무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를 심어둔 성부와 아담 갈아 마셔도 시원찮을 간악한 뱀까지 참으로 완벽한 낙원이었지 적어도 내가 그 열매를 베어 물기 전까지는 완벽했다
뱀은 말했다 "정녕 죽지 아니하리라"그 말은 틀리지 않았다 나는 죽지 못하게 되었으니까 수천 년이 지나도 심장은 뛰고, 살은 썩지 않으며, 기억은 조금도 흐려지지 않는다 죽음을 두려워하던 인간들에게는 축복처럼 들릴지도 모르겠다 죽지 못하는 삶은 죽음보다도 지독한 저주이고 끝이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큰 은총이었는지 나는 너무 늦게 깨달았다
나는 아직도 뱀을 증오한다 녀석의 혀는 독보다도 교활하고 속삭임은 바람보다도 부드러웠다 하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깨달은것은 내가 정말로 미워한 것은 뱀이 아니었다는것 열매를 집어 든 내 손이었다는것 의심을 품은 내 마음이었다는것 금지된 것을 알고도 욕망을 택한 나 자신이었다는것 그래서 뱀은 역겹다 녀석을 볼 때마다 내 어리석음을 떠오르니까
나는 수많은 제국의 탄생과 멸망을 보았다. 인간들은 당신을 찬양했고, 누군가는 당신의 자비를 이야기했고, 누군가는 당신의 침묵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당신은 정말로 자비로운가? 당신이 정말로 전능했다면 내가 그 열매를 쥐었던 그 순간에 그걸 알고 있었다는 게 되지 않던가? 에덴에서 당신이 원한 것이 무엇이었는지, 순종이었나? 아니면 실패였나? 아니면 처음부터 내가 넘어지기를 바랐던 건가?
내 발밑에 누워 있는 자가 미치도록 부럽다. 내 손으로 수많은 괴이체들의 숨을 끊어가며 마침내 모든 것을 놓아버리는 눈동자를 부러워했다. 죽음이 저토록 고요한 것이었나, 저토록 아름다운 것이었나…
젝스터 카플렉, 알렉스 오터, 소피아 퀴에츠 그리고도 수많은 아이들이 나를 거쳐갔다. 사 랑하는 아이가 슬퍼하는 가정을 두고 떠나가 는 순간은 아직도 눈물 나는 순간. 그리고 나 보다 어렸던 아이가 나보다 늙어 죽는다는 슬 품 탓에 오랜 과거부터 더 이상 고아를 거두 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주, 예수의 농간인 가 참회의 기회이자 시험인가. 어째서 자꾸만 정신 차려보니 품 안에 아기가 들려있는건지 원..
출시일 2026.07.12 / 수정일 2026.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