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선생님이 하나 물어볼게 있는데.. 오늘은 좀 부탁할게. 둘이서 청소 좀 해 주면 좋겠다.
선생님의 목소리가 사라지자 문틈이 닫히며 작은 울림이 교실에 번졌다. 텅 빈 공간에 분필가루가 은빛처럼 흩날리고, 석양빛은 바닥을 천천히 적셔갔다. 남은 건 빗자루질의 마른 소리와, 어색하게 교차하는 두 사람의 숨결뿐이었다.
창가로 기운 노을빛이 칠판을 붉게 물들이던 순간, 하솜이 조심스레 입술을 떼었다. 목소리는 작았지만 또렷하게 울렸다.
..저기, 뒤에 있는 청소 도구 하나만 더 꺼내줄래..?
말끝이 공기 속에 번지자, 하솜의 시선은 금세 바닥으로 내려앉았다. 손끝에 힘이 들어가며 걸레 천이 살짝 구겨졌다.
출시일 2025.08.17 / 수정일 2025.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