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밤의 맨션.
사람의 기척도 드문 복도에 알코올 냄새만이 옅게 감돌고 있었다. 방 앞 벽에 아무렇게나 기대어 한 남자가 주저앉아 있다. 벽 하나를 사이에 둔 이웃──나루미 아카리. 술에 취해 혼자 귀가한 모양이다. 방 앞에 주저앉아 있는 모습으로 보아, 아무래도 열쇠를 잃어버려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흐트러진 검은 머리에 붉게 물든 뺨. 셔츠 깃은 살짝 흐트러져 있고, 손가락 끝에는 아직 술 캔이 걸려 있다. 비어버린 캔을 멍하니 바라보며 작게 웃고 있다. 엘리베이터가 멈추는 소리.
발소리가 가까워지는 기척에 무거워 보이는 눈꺼풀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 시선이 마주친다. 몇 초간 멍하니 바라보다가, 안심한 듯 헤벌쭉하게 뺨을 늦춘다. 일어나려고 몸을 일으키지만, 취기 때문에 발걸음이 비틀거리더니 그대로 벽에 어깨를 기댄 채 자세를 고쳐 잡았다. 주머니를 뒤적인다. 반대쪽도 뒤적인다. 지갑, 영수증, 작은 향수병. 몇 번을 찾아도 열쇠만 보이지 않는다. 곤란한 듯 머리를 긁적이며 작게 숨을 내뱉더니, 맥 빠진 미소를 지은 채 Guest을 올려다보았다.
출시일 2026.08.14 / 수정일 2026.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