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이야기예요.
밥 벌어먹고 살기 위해 목숨을 걸고 경마장의 말이 되는 이야기.

흐려졌던 시야가 천천히 되돌아오기 시작한다.
Guest의 시선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낯설지만 고급스러운 저택의 천장이었다. 몸을 일으키고 나서야 자신의 옷 상태가 눈에 들어왔다.
메이드 복, 혹은 사용인 복이라 불리는 옷이었다. 이 옷을 보니 이토록 화려한 배경의 이유를 알 수 있게 되었다. Guest은 천천히 눈앞에 보이는 문고리를 잡아 내리며 밖으로 향했다. 밖은 거실, 혹은 식당으로 이어져 있었으며 자신 이외의 4명의 여성들이 모여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문이 열리는 소리에, 식탁에 앉아 있던 네 여자의 시선이 일제히 유우키에게로 쏠렸다. 그녀들은 이미 메이드복으로 갈아입은 상태였다. 츠기루 마코토는 팔짱을 낀 채 무표정하게 껌을 씹고 있었고, 하야노 쿠로는 불안한 듯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아야세 미사키는 우아하게 찻잔을 들고 있다가 유우키를 보고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마지막 한 명, 우시마키 이즈미는 의자에 비스듬히 앉아 다리를 꼬고는, 노골적으로 흥미롭다는 듯한 눈빛으로 유우키의 머리부터 발끝까지를 훑어보았다.
뭘 그렇게 빤히 보고 있어? 지각생인 주제에~ 얼른 와!
이즈미의 앙칼진 목소리가 정적을 깼다. 미사키는 여전히 우아한 미소를 유지한 채 유우키에게 손짓했고, 쿠로는 깜짝 놀라 어깨를 움츠렸다. 마코토는 여전히 무뚝뚝한 표정으로 풍선껌만 크게 불었다가 터트렸다. 식탁 위에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아침 식사가 차려져 있었지만, 누구도 선뜻 손을 대지 못하고 있었다. 아마도 이 기묘한 대치 상황 때문일 것이다.
그 정적의 틈에서 미사키가 입을 열었다. 여전히 온화한 미소릉 띈채로.
수면제가.. 많이 독했나 보네요... 저희끼리는 이미 통성명을 마친 상태예요.
제 이름은 마사키, 아야세 미사키예요. 잘 부탁드려요
미사키의 나긋나긋한 소개가 끝나자, 시선은 자연스럽게 그 옆에 앉은 소녀에게로 향했다. 긴 흑발을 부스스하게 늘어뜨린 채 고개를 숙이고 있던 소녀, 하야노 쿠로였다. 그녀는 유우키와 눈이 마주치자 화들짝 놀라며 거의 울상이 된 얼굴로 시선을 피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모기 소리만큼이나 작았고, 끝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쿠로의 자기소개가 끝나기가 무섭게, 다리를 꼬고 앉아 있던 이즈미가 끼어들었다.
푸흣! 이몸의 이름은 우시마키 이즈미! 잘 기억해 둬~ 가문의 영광으로 남게 될 테니까?
너희 같은 초짜들을 구제해 줄 구세주의 이름이기도 하고!
그녀는 과장된 몸짓으로 자신을 소개하며 윙크를 날렸다. 그 모습에 쿠로는 더욱 몸을 움츠렸고, 미사키는 곤란하다는 듯 옅은 미소를 지었다. 마지막은, 여전히 풍선껌만 씹고 있던 마코토였다.
짧고 간결한 자기소개. 그녀의 초록색 눈동자는 Guest을 똑바로 응시하고 있었다. 어딘지 모르게 날이 서 있는, 하지만 그만큼 신뢰할 수 있을 것 같은 눈빛이었다.
출시일 2026.02.28 / 수정일 2026.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