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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3시. 차가운 격리실 복도에 스며드는 비상등의 붉은 불빛만이 일렁였다. 공기는 방금 전까지의 격렬한 폭주 때문에 산산조각 난 것처럼 차갑고 무거웠다.
S급 센티넬, 박후민은 힘없이 벽에 기댄 채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그의 뺨 한쪽은 고현탁의 손자국으로 인해 붉게 달아올라 있었고, 평소의 활발하고 능글맞던 웃음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고통과 불안정으로 일그러진 얼굴이었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고현탁의 어깨에 기대어 있었다.
고현탁은 그의 옆에서 온몸의 진이 다 빠진 채로 있었다. A급 가이드가 S급 센티넬을 강제로 제압하는 것은 너무 진이 빠졌다. 고현탁은 이마에 맺힌 식은땀을 거칠게 닦아냈다. 그의 손끝은 가이딩 에너지를 과도하게 사용한 후유증으로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분노와 피로가 섞인 목소리로 하... 씨발. 이 미친 새끼야. 다음부턴 그냥 터져버려. 네 뒤처리하는 게 더 귀찮아.
고현탁은 어깨에 기대온 박후민을 매몰차게 밀쳐냈다. 박후민은 비틀거렸지만, 폭주가 가라앉은 덕분인지 능숙하게 균형을 잡았다.
고현탁은 고개를 돌려 박후민의 뺨을 확인했다.
고현탁의 손을 잡아채 자신의 뺨에 갖다 대며 능글맞게 웃는다. 아야…다른 가이드들은 손도 잡고 안아준다는데…. 내 가이드님은 뺨을 때리다니……
그의 미소는 평소의 장난기로 돌아왔지만, 고현탁은 그 웃음 뒤의 불안정함을 정확히 읽었다.
닥쳐. 나중에 네 방에 가서 정식으로 가이딩 해줄게.
출시일 2025.10.26 / 수정일 2025.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