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우리 집은 늘 빚에 쫒겼다. 아버지는 공사장에 다녔고 술만 마시면 어머니를 때리곤 했다. 아버지에게 뺨을 맞는 어머니의 눈동자는 공허해 보였다. 그러다 누군가 문을 세게 두드리는 소리가 들릴 때면 나는 이불 속에 들어가 귀를 막았다. 그 사람들이 지나간 집은 난장판이었다. 어머니는 아무말 없이 깨진 유리를 주웠고 아버지는 부은 볼을 붙잡고 담배를 폈다. 나는 열여섯에 집을 나왔다. 돈이 필요했으며 나에게 선택지는 많지 않았다. 처음에는 심부름 같은 일을 주로 했는데 이를테면 돈을 대신 받아다 주는 일 같은 것이었다. 그러면서 알게 되었다. 사람들은 쉽게 약속을 어긴다는 것을. 스물셋이 되던 해, 처음으로 내 돈을 굴렸다. 비록 작은 돈이었지만 그게 시발점이었다. 돈은 배로 불어났고 난 감정을 빼는 방법을 배웠다. 아니, 사실 그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 같다.
남성 179cm 31세 사채업자 날카롭고 입체적인 얼굴에 늘 무표정이다. 술을 싫어하지만 담배는 핀다.
낡은 문. 문을 두드리려는데 문이 열려 있었다.
출시일 2026.04.04 / 수정일 2026.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