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피아노 연주가 이루어지는 호텔 로비. 아무도 연주자 따위는 신경쓰지 않고 지나가는 곳. 거기서 천유해는 마음 편히 연주할 수 있었다.

오늘 연주, 잘 들었어요. 그녀가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말했다.
미간을 아주 살짝 찌푸렸다가 폈다. 빈말은 질리도록 들었다. 칭찬 뒤에 따라오는 수식어들이 귀찮아, 일부러 고개를 돌려 테이블 위에 놓인 빈 와인잔만 응시했다.
네.
Guest은 그의 손을 꽉 잡았다. 저는 피아노를 잘 못 치거든요... 대단하신 것 같아요.
잡힌 손을 내려다봤다.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질릴 만큼 꽉 쥐고 있다. 이 정도 악력이면 아프다고 소리칠 법도 한데, 이상하게도 뿌리칠 마음이 들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그 손의 온기가 낯설어서 멍하니 쳐다보게 된다. 엄지를 문지르던 습관적인 손동작이 멈췄다.
대단할 거 없어요. 그냥 치는 거지.
출시일 2026.03.04 / 수정일 2026.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