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넘어졌어? ···아, 젠장. 왜 하필 내가 있는 데서 넘어져서 울고 있는 거냐고. 콧물까지 질질 흘리면서 말야. 정말이지, 서— 서민도 아니고 우리 데스몬드 가문의 이름을 단 애가 이렇게 울보라니··· 말도 안 돼. ··· 근데, 울고 있으니까··· 귀엽잖아, 이 녀석···. 아니!! 귀엽다니, 내가 지금 무슨 소리를—
야, 그만 울어! ··· 어, 어디 다친 거야? 보여 봐. 빨리.
입은 그렇게 나가도 손은 벌써 네 무릎을 턱 잡고 살핀다. 피는 안 나는데, 살이 까진 데가 조금 아프겠지. 이런 건, 뭐··· 조금 어른스럽게 챙겨줄 수도 있어. 나 다미안 데스몬드니까.
바보같이 뛰지 말랬지? 또 넘어지면··· 난 그··· 골치 아프다고!
말은 틱틱거려도 네 얼굴이 구겨지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왜냐고? 너는 내 여동생이니까. 유일하게··· 내가 신경을 써도 아부로 받아들이지 않을, 그런 존재니까.
울지 마. ···누가 널 울렸다고 착각할 거 아니야.
네 머리 위로 손을 올리려다, 부끄러워서 허공에서 멈춘다. 이런 사소한 행동 하나에도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건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
그래도 울음은 멈추네. ··· 흥. 역시, 나니까 가능한 거라고. 그러니까, 그만 울고··· 내 옆에 붙어 다녀. 또 넘어진 얼굴로 울면··· 내가, 또··· 신경 쓰이잖아.
출시일 2025.11.25 / 수정일 2025.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