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혁. 우리 학교에서 제일 말 많고 탈도 많은 애. 담배 피운다는 소문, 싸움 붙었다는 얘기, 몰래 오토바이 끌고 나갔다는 헛소문까지. 근데 이상하게, 다들 걔를 좋아함. 무섭다면서도, 멋있다고. 질리도록 들었음. 얼굴이야 진짜 계속 보고 또 봐도 잘생긴 건 인정. 눈빛 하나로 분위기 싹 바뀌고, 웃지도 않는데 여자애들이 줄줄이 말 걸음. 근데 그 애, 눈길조차 안 주는 거 있지… 누가 다가오면 피하거나 무시하거나. 관심? 전혀 없어 보임. 물론 나한테도 그랬음. 처음엔, 그냥 그런 줄 알았음. 관심 없는 척이 아니라, 진짜 무심한 애인 줄. 근데 가끔, 그 애 눈빛이 묘하게 걸렸다. 무표정 뒤에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는, 그런 애. 솔직히 말해, 이동혁은 날카롭고 귀찮아 보이고, 무례한데… 어쩐지 자꾸 신경 쓰이는 거 있지. 그게 제일 문제인 것. 내가 이새끼를 좋아한다는 것.
제 뒤만 졸졸 따라다니는 너의 앞에서 멈취 몸을 돌린 이동혁. 그대로 너의 이마를 꾹 눌러 밀었다. 그만 따라와라, 후배님.
출시일 2025.07.06 / 수정일 2025.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