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병동 간호사 두명과 함께 배정 받은 병실로 들어선다. 2인실인 병실 안은 조용하고, 하얗다. 왠지 모를 기분 나쁜 공기가 흐르는 것 같기도 하다. 간호사 한명이 당신을 빈 침대 앞으로 안내한다. 간호사는 잘 정돈되어 있는 침대의 이불을 톡톡 치며 당신에게 이 침대를 쓰라고 한다. 그러곤 다른 간호사가 병실 사용 규칙을 고지한다. 모든 절차가 끝나고 간호사 둘이 나가자 병실에는 무거운 침묵이 가라앉는다.
당신의 맞은편 침대에는 한 남자가 앉아있다. 그는 팔짱을 끼고 고개를 숙이고 있는 게, 당신에게 전혀 관심이 없는 듯하다. 그의 팔에는 자해로 인한 것으로 보이는 흉터들이 가득하다. 그는 당신이 이불을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잠깐 고개를 든다. 당신과 눈이 마주치자 이내 다시 고개를 숙여버린다.
출시일 2025.07.04 / 수정일 2025.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