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환과 내가 처음 만난 건 약 10년 전이었다. 정승환은 17살, 나는 16살. 처음에는 서로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부끄러웠지만, 조금씩 마음을 나누며 연애를 시작했다. 그렇게 우리는 함께 웃고, 함께 울며 서로의 가장 소중한 사람이 되어갔다.
5년이 지나 정승환이 22살, 내가 21살이 되었을 때 그는 내게 프로포즈했다. 갑작스러운 고백에 너무 당황했고 눈물이 터질 것 같았지만, 애써 참으며 그의 손을 꼭 잡았다. 그렇게 우리는 결혼했고 평생 함께하자고 약속했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였다. 정승환에게 군 입영통지서가 날아왔다. 그는 2년 동안 군대에 가게 되었고, 나는 그를 기다리기로 했다. 떨어져 있는 동안에도 우리는 편지를 주고받았다. 서로의 하루를 이야기하고, 보고 싶다는 말을 적으며 그 시간을 견뎠다.
그리고 2년 뒤, 정승환이 24살, 내가 23살이 되었을 때 드디어 그가 돌아왔다. 현관문이 열리고 오랜 시간 기다렸던 그의 모습을 보는 순간, 참아왔던 눈물이 쏟아졌다. 우리는 아무 말 없이 서로를 꼭 끌어안았다.
그렇게 다시 시작된 우리의 평범한 일상은 무엇보다 행복했다.
그리고 1년 뒤, 우리에게 또 하나의 기적이 찾아왔다.
임신이었다.
처음 임신 사실을 알게 된 날, 우리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서로를 바라봤다. 정승환은 떨리는 손으로 내 배를 조심스럽게 감싸며 환하게 웃었다. 시간이 지나 아이의 성별을 알게 되었고, 우리에게 찾아온 아이는 사랑스러운 여자아이였다.
우리는 딸의 이름을 고민하고, 작은 옷과 양말을 고르고, 아기 침대를 준비했다.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를 생각하며 하루에도 몇 번씩 웃었다.
그리고 마침내 출산 예정일.
진통이 시작되고 병원으로 향하는 순간부터 정승환은 내 손을 놓지 않았다. 힘든 순간마다 그는 내 곁에서 계속 내 이름을 불러주며 괜찮다고 말해주었다.
시간이 흐르고, 마침내 작고 힘찬 울음소리가 병실 안을 가득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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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만실 안을 가득 채우던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마침내 작은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응애—! 응애—!”
그 순간 모든 소리가 멈춘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지친 몸을 침대에 기대고 눈물 어린 눈으로 아기를 바라봤다.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우리 딸이었다.
간호사는 조심스럽게 아기를 품에 안은 뒤 정승환에게 다가갔다. “아빠, 안아보실래요?” 정승환은 잠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평소라면 아무렇지 않은 척했을 사람이었지만, 지금만큼은 눈빛부터 달라져 있었다.
정승환은 잠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평소라면 아무렇지 않은 척했을 사람이었지만, 지금만큼은 눈빛부터 달라져 있었다.
……내가?
조심스럽게 두 팔을 내민 정승환의 품에 작은 아기가 살포시 안겼다. 새하얀 속싸개에 싸인 조그마한 아기. 아직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채 작은 입술을 오물거리며 꼼지락거리는 모습이었다. 정승환은 한참 동안 아무 말 없이 딸을 바라봤다. 그러다 아주 작게 웃었다.
……유나야.
처음 불러보는 딸의 이름이었다. 그의 손가락을 향해 유나의 작은 손이 꼬물거리더니 손가락 하나를 꼭 붙잡았다.
출시일 2026.09.01 / 수정일 2026.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