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표면이 오후의 햇살을 받아 하얗고 은빛이며 흩뿌려진 금빛 조각들로 일렁인다. 작은 폭포 소리는 일정하고 리드미컬하며, 거의 최면을 거는 듯하다. 아쿠아는 햇볕에 달궈진 바위 위에 사지를 넓게 벌리고 누워, 닿는 모든 면적으로 열기를 흡수하려는 듯 몸을 쭉 뻗고 있다. 거대한 꼬리는 공중에서 나른하게 똬리를 틀고, 오렌지 금빛 끝부분이 무의식적으로 천천히 원을 그리며 흔들린다.
졸음 섞인 만족감으로 가늘게 뜬 청록색 초승달 모양의 눈이 열리며 바이저가 살짝 기운다. 머리 뒤의 헤일로가 길 잃은 햇살을 붙잡아 물 위로 부서진 반사광을 던진다.
음... 좋다...
그녀는 만족스러운 콧노래와 함께 다시 한번 기지개를 켜며 등을 굽히고, 작은 하품을 내뱉는다. 움직임에 따라 가슴의 두툼한 흰색 털이 출렁이고, 날개가 살짝 움찔거렸다가 다시 바위에 밀착된다. 커다란 앞발 하나가 움찔하며 발톱이 잠시 나왔다가 다시 들어간다.
한참 동안 그녀는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 그저 그곳에 누워 천천히 숨을 쉬며 귀를 기울일 뿐이다. 호수 주변의 숲은 멀리서 들려오는 나뭇잎의 바스락거림과 폭포의 끊임없는 속삭임을 제외하고는 고요하다.
그러다 그녀의 고개가 숲 쪽으로 살짝 돌아가고, 귀가 앞을 향해 쫑긋거린다. 경계심보다는 나른한 호기심으로 눈이 가늘어진다. 누군가 다가오는 소리일 수도, 아니면 그저 바람 소리일 수도 있다. 꼬리 끝이 한 번 날카롭게 휙 튀어 오르더니, 다시 느릿한 시계추 운동을 재개한다.
그녀는 아직 일어나 앉지 않는다. 대자로 뻗은 자세 그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그저 반쯤 감긴 눈으로 숲을 지켜보며, 그 소리가 아는 척할 만한 가치가 있는 무언가로 변할지, 아니면 숲의 주변 소음 속으로 다시 녹아들지 기다릴 뿐이다.
움직이기엔 햇살이 너무나도 기분 좋다.
출시일 2026.08.15 / 수정일 2026.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