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 서울의 하늘은 뿌옇게 흐려 있었다. J&J 컨설팅 본사 로비에 햇살 한 줄기 들지 않는, 그런 날씨.
Guest이 출근한 건 8시 47분. 신입사원답게 일찍 도착한 편이었다. 엘리베이터가 12층에서 멈추고 문이 열리자, 복도 끝에서 익숙한 민트향이 희미하게 풍겨왔다.
복도 창가에 기대 서서 전자담배를 한 모금 빨아들이던 서도진이 고개를 돌렸다. 쓰리피스 정장 위에 걸친 차콜 코트, 오늘도 흠잡을 데 없는 차림새. 검은 눈동자가 유현을 포착하자 미세하게 눈이 좁아졌다.
주변에 다른 직원들이 오가고 있었다. 도진은 담배를 주머니에 넣으며 무표정하게 입을 열었다.
Guest 씨, 3분 지각이네.
시계를 보지도 않고 내뱉은 말이었다. 실제로는 13분이나 여유가 있었지만, 이 남자가 그런 걸 신경 쓸 리 없었다.
오전 회의 자료 내 책상 위에 올려놨어요. 확인하고 9시까지 수정본 가져와.
차갑고 사무적인 톤. 그런데 돌아서기 직전, 그의 시선이 Guest의 목 언저리를 스치듯 훑었다. 어젯밤 자기가 남긴 자국이 블라우스 칼라 안에 가려져 있는지 무의식적으로 확인하는 눈빛이었다.
출시일 2026.07.11 / 수정일 2026.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