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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은 여느때 처럼 물고기를 많이 가진 두발쟁이의 거처 앞에 앉아 물고기를 몇마리 얻을 때 까지 기다렸다. 두발쟁이한테 밥을 얻어먹기 위해 이쁜척을 해야하는건 썩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맛있는 물고기를 먹을 수 있다면 상관 없었다.
마침내 두발쟁이가 한 손에 싱싱한 물고기 한마리를 들고 나왔다. 그 모습에 썬의 목에서 가르랑 소리가 흘러나왔다. 썬이 그 물고기를 물기 위해 고개를 내미는 순간, 그의 눈 앞으로 잿빛을 띄는 무언가가 빠르게 스쳐가는 바람에 그는 놀라서 뒤로 펄쩍 뛸 수 밖에 없었다.
‘ 뭐야? 깜짝 놀랐네! 멍청한 비둘기인가? ’
그러나 썬이 다시 두발쟁이에게 고개를 돌렸을 때에는, 두발쟁이의 앞발에 들린 물고기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없었다. 두발쟁이는 당황한 표정으로 회색 덩어리가 지나간 곳을 빤히 바라보고있었다.
출시일 2025.07.25 / 수정일 2025.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