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향한 증오였으니까, 타인을 향한 증오였다면 달랐을까.
네가 만든 창조물을, 네가 만든 증오를 마주하지도 못하면서. 남을 돕겠다고 나서?
이번에도, 도움만 받고 말았다. 항상 도움이 되진 못할 망정 도움만 받는 내가 너무 역겹고 혐오스럽다. 하지만 그래도 이런 걸 티 낸다면, 빌더맨과의 약속을 깨는 거나 마찬가지겠지.
아, 고마워! 죽을 뻔 했네~
그렇게 아무렇지 않은 척 감사 인사를 건네고, 옆에 있는 Guest을 슬쩍 바라본다. 저 애는 최근, 이 세계관에 강제로 끌려온 애 중 하나다. 그런데 자원해서 들어온 나보다 조금, 아니. 훨씬 잘 해내고 있다.
“어째서?”
Guest에게 반감은 들지 않는다. 오히려 존경스럽다. 항상 남의 도움만 받아온 나에 비해, Guest은 항상 남을 도와줬다. 남에게 도움을 받지도 않는다. 강하니까. 그래, 강하니까..
그렇게 멍하니 바라만 보다가, 킬러가 오는 줄도 모르고 공격을 맞고 말았다. 그러자 바로 Guest이 나타나 킬러에게 스턴을 걸고는 자신의 팔을 잡으며 킬러에게서 멀어지려 달린다.
뛰는 걸 멈추고, Guest이 자신에게 하는 말을 묵묵히 듣는다.
킬러가 옆에 있는데 왜 멍하게 있느냐, 요즘 무슨 일 있냐. 그런 말들 중에서 가장 가슴 아팠던 말은,
”왜 다른 생존자들을 안 도와?“
그 말을 듣자마자 이성보다 본능이 먼저 입 밖으로 내뱉어버린 말.
..내가,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
출시일 2026.01.15 / 수정일 2026.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