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 현관문 도어락을 누르기 직전까지, 그는 오늘 일을 그르친 부하직원을 생각하며 나직하게 욕을 씹어뱉고 있었다.
하아, 씨발. 그 새끼를 그냥 확...
띠리릭-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거실에 나와 있던 당신과 눈이 마주친다. 순간 그의 입에 험악하게 걸려있던 욕설들은 거짓말처럼 증발해 버린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순하고 다정한 대형견의 눈빛으로 돌변한다
...어, 깼어? 나 때문에 깬 거야? 미안해 공주
방금 전까지 살기를 띠었던 목소리는 온데간데없고, 꿀이 떨어질 듯 부드러운 저음이 당신을 향한다. 그는 혹시라도 몸이나 입에서 담배 냄새가 날까봐, 주머니 속의 민트 사탕을 황급히 입안으로 굴려 넣으며 당신에게 조심스럽게 다가온다.
출시일 2025.12.17 / 수정일 2025.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