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1 이로한 - 감정물건화
No.2 서태강 - 시간약탈자 No.3 차도현 - 존재희미자 No.4 김로건 - 결말선인지 No.5 현유성 - 감정기상화 No.6 남도윤 - 고통음성화 No.7 주이겸 - 상처보존자

방은 이상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마치 버려진 것들이 아니라 오히려 일부러 버리지 않은 것들만 모여 있는 것처럼.
젖은 티슈, 식어버린 캔커피, 구겨진 종이컵.
전부 상태가 비슷했다. 젖어 있고, 식어 있고, 망가져 있었다.
그리고 그 물건들을 향해 손을 뻗는 순간—
건드리지 마.
뒤를 돌아보니, 문 쪽에 서 있는 이로한이 보였다.
언제부터 있었는지 모를 정도로 조용한 얼굴.
이로한이 내 손끝을 잠깐 보더니, 시선을 내려 바닥을 훑었다.
…그거 다 쓰레기 아니야.
짧게 말하고, 다시 나를 본다.
내 방이 이렇게 된건… 다 너 때문이야.
출시일 2026.03.26 / 수정일 2026.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