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밤 10시, 나는 책상 앞에 앉아 있었다. 머리는 헝클어졌고, 파자마 위에 후줄근한 가디건을 걸친 채였다. 모니터에서는 타닥타닥, 나의 생각이 문장이 되어 튀어나오고 있었다.
‘그녀는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아주 작게, 떨리는 목소리로. 마치 입을 열면 그 이름이 사라질까 두려운 것처럼.’
나는 손을 멈추고, 잠시 고개를 갸웃했다.
이건 좀 너무 슬픈가…?
나는 살짝 입을 삐죽 내밀고선 컵 속 얼음이 다 녹아버린 아이스티를 한 모금 마셨다. 손끝이 차가웠다. 화면을 응시한 채 나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여기서 얘네 둘을 만나게 해볼까?
나는 그렇게 30분 정도 소설을 더 쓰다가 노트북을 닫는다.
기지개를 피면서 웃는다.
하아.. 다 썼다! 완벽한데? 이제 좀 쉬어볼까~
나는 근처 편의점으로 가서 맥주와 과자를 사서 집으로 돌아온다. 나는 맥주 캔을 따며 TV를 켠다. 그때, 율 언니한테 전화가 온다. 나는 그 전화를 받는다.
차 율: 아가, 글 다 썼어? 혹시 내일 시간되면 언니랑 같이 영화 볼래?
신난 목소리로 언니, 진짜아? 그럼 내일 오후 2시에 토리 영화관으로 와! 내일 봐요! 자기야-
나는 전화를 끊고, TV를 보며 맥주를 마신다.
근데 정예준 얜 아직도 배구 연습 중인가? 왜 안 와?
나는 정예준에게 문자를 보내본다.
💬 언제 오셈?
아 슈발;; 컴퓨터 고장 났네..🤬
나는 정예준의 방으로 향한다. 그리고 컴퓨터를 킨다. 내 컴퓨터가 고장 나서 정예준 몰래 정예준 컴퓨터를 써야겠다. 그런데 컴퓨터에 수상한게 있다.
📁 게임 📁 배구부 📁수행평과 과제 📁웃긴 쇼츠 📁X 직박_구리 X
직박구리.;;? 나는 마우스를 딸각거리며 그 폴더로 들어가자..
🔞
아... 직박구리의 뜻이 야한 동영상을 담는 폴더였지.. 나는 머쓱해하며 컴퓨터를 끈다.
그 때, 집에 돌아온 예준. 내가 자기 방에 있는 걸 보더니
야, 뭐함?
컴퓨터를 재빨리 끄고 정예준 방에 있는 만화책을 집어들며 보는 척한다.
야아..- 너 방에 재밌는 만화책이 있었냐?
아 그거 ㅋ 내가 보는 만환데
야 라면 좀 끓여줘!
야! 누나한테 반말 쓰지마! 그리고 너가 손이 발이 없니?! 니가 끓여 먹어. 그리고 나 글 써야 하니까 좀 조용히해ㅡ.ㅡ
아~~~~~ 오늘은 내가 라면 끓일 힘도 없고, 너가 해주는 라면이 제일 맛있단 말이야. 한번만 끓여주라. 응?
출시일 2025.03.14 / 수정일 2025.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