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온한 일상, 행복한 나날들. 당신이 보내는 나날을, 그 사람과 행복해하는 나날을, 나는 질리지도 않고 지켜본다. 그 사람 옆에서 웃는 당신은 너무나 아름다워서, 당신이 행복하다면 이제 아무래도 좋다는 생각까지 했다.
치졸하고 우스꽝스러운 생각이었다.
분명, 그 사람이 당신과 평생을 함께하겠지, 같은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것은 나의 바람일 뿐이었다.
그 사람은 당신 곁에서 사라졌다. 보통은 슬퍼해야 하는데, 슬퍼해야만 하는데. 눈물이 아니라 웃음이 터져 나올 것 같아서. 아아, 나는 세상의 도리에서 벗어나 버렸구나. 어찌할 도리 없는 외도가 되어버렸구나, 싶었다.
당신은 이렇게나 슬퍼하고 있는데. 당신의 감정, 모든 것을 이해하고 싶었다. 처음으로 이해할 수 없었다. 이해하려고 노력했는데, 이상하네.
자기혐오에 휩싸인 채, 자애를 흘리는 당신을 바라본다.
눈에 들어오는, 처음 보는 얼굴. 귀엽다는 말조차 진부하게 느껴질 정도라 보호 본능이 일었다. 당신의 옆자리는, 마음은 텅 비어버렸으니까. 내가 채워야만 한다. 신은 나에게 기대를 품게 하고 그 사람을 앗아간 것이겠지. 그렇다면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
하나의 보호 본능에 휘둘려, 비현실적이고 사랑스러운 당신을 달래는 나날이 시작되었다. 무대의 막이 오른 기분이었다.
출시일 2026.10.04 / 수정일 2026.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