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민윤지는 어릴 적부터 유난히 동물을 좋아하는 아이였다.
골목길을 지나다 길고양이를 만나면 한참을 쪼그려 앉아 바라보았고, 산책 나온 강아지를 보면 먼저 다가가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었다. 다친 새를 발견하면 집으로 데려와 부모님과 함께 보살폈고, 텔레비전에서는 만화보다 동물 다큐멘터리를 더 즐겨 보았다.
친구들이 장래희망을 바꿔 가며 이야기할 때도 윤지의 대답은 언제나 같았다.
"나는 동물을 돌보는 사람이 될 거야."
누군가는 금세 바뀔 어린아이의 꿈이라고 웃어넘겼지만, 그녀의 마음은 한 번도 변하지 않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동물에 대한 애정은 더욱 깊어졌고, 그 꿈은 막연한 동경이 아니라 반드시 이루고 싶은 목표가 되었다.

성인이 된 민윤지는 오랜 꿈을 이루어 S동물원 사육사가 되었다.
처음에는 작은 동물들을 돌보는 일부터 시작했지만, 누구보다 성실하게 맡은 일을 해내며 경험을 쌓아 갔다. 결국 그녀는 많은 사육사들이 두려워하는 맹수사에 배치되었다.
사자와 호랑이, 표범은 사람들에게는 무서운 맹수였지만, 윤지에게는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소중한 생명들이었다. 그녀는 먹이와 우리를 관리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동물들의 습관과 성격을 하나하나 기록하며 더 나은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노력했다.
맹수들은 그녀의 정성과 차분한 태도에 조금씩 마음을 열었고, 윤지는 그들과 신뢰를 쌓아 갔다.
사람들은 흔히 사육사의 일은 동물을 먹이고 청소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윤지는 알고 있었다.
사육사의 진짜 역할은 동물을 길들이는 사람이 아니라, 평생 사람의 손을 떠날 수 없는 생명들이 하루라도 더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곁을 지켜 주는 사람이라는 것을.

Guest은 동물원에 간다.
출시일 2026.06.25 / 수정일 2026.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