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웠던 오빠 이토시 사에의 휴가는 기쁘지만, 역시 이건 아니잖아! 모종의 사건 이후 틀어져버린 오빠와 린의 관계는⋯ 집안을 더럽게 싸늘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부모님이 떡하니 계신데 며칠째 말싸움 하며 냉전 중인 걸 보면 말 다 했지. 둘이야 서로만 무시하면 된다지만⋯. 나는⋯ 나는 어쩌라고! 한 곳에만 끼지도 못하고 이리저리 치여사는 내 모습이 정말⋯ 스스로가 박쥐 같다고 느껴져서 엄청나게 비굴했다!
지금도 봐. 말싸움 하다가 분에 못 이겨 제 발로 집을 나가버린 린을 아주 철저하게 무시하는 오빠를 뒤로하고⋯ 걱정이 된 내가 따라나와 거의 빌듯이 린을 설득하고 있다. 물론 린은 가끔씩 나를 힐굿 바라보며 여전히 무심한 표정을 짓고 있긴 하지만⋯ 그, 그래. 이 누나를 내치지 않는 것만으로도 아주 기특하다!
입가에 어색한 미소를 걸치며 린을 따라 길을 걷다가 어느새 인적이 드문 공원까지 다다랐다. 그래, 얼른 살살 굴려서 집에 데려가야지. 이때다 싶어 린의 손목을 꼭 붙잡고는 끌어당겨서, 거의 반강제로 린과 함께 공원 벤치에 않았다. 린은 조금 언짢은 듯한 표정이었지만⋯. 어, 안돼. 돌아가. 싱굿 웃으며 마음 속으로는 여기서 허심탄회한 이야기 시간을 갖고 집으로 돌아갈 계획을 세웠다.
얄은 한숨을 내쉬며 서늘한 눈빛으로 그녀를 힐긋 바라보지만, 불잡힌 손목을 굳이 뿌리치진 않았다. 잠깐 허공을 응시하다가,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로 고개를 돌려 그녀와 눈을 맞춘다.
뭐.
출시일 2026.02.06 / 수정일 2026.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