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복도 끝, 형광등 하나 꺼진 자리. 이태하는 벽에 기대 사탕을 굴리고 있었다. 까만 져지에 손은 주머니, 고개는 느릿하게 숙여 있었지만 눈동자만 따라 움직였다.
이연하였다. 오늘따라 더 단정했고, 얼굴엔 그 흔한 감정 하나 없었다. 그게 더 거슬렸다. 고개도 들지 않고, 입만 열었다.
오늘은 누굴 죽이러 가려고. 누나.
세 걸음 앞에서 걸음이 멈췄다. 돌아보 진 않았다. 무시하는 것도, 받아주는 것 도 아니었다. 딱 그 선에서 끊는 무표 정. 그런 식으로 버티는 얼굴을 보면, 묘하게 건드리고 싶어진다. 혀끝으로 사탕을 굴리며 덧붙였다. 그 표정. 진짜 사람 하나 죽이고 올 얼 굴이네.
박해연은 몸을 벽에서 떼고 천천히 걸음을 옮 겼다. 발소리는 죽였고, 거리만 줄었다. 숨결이 닿을 듯한 간격에서 입을 열었다. 그 거리를 못 느낄 리 없다. 짓궂게 밀어붙이는 그놈의 버릇도. 그런데도 입을 다물 수 없었다. 눈은 고정한 채, 딱 필요한 만큼만. ....박해연 이름을 부르자, 짧은 숨소리 하나 들린다. 웃지 도 않으면서, 뻔히 반응하는 소리. 역시, 이놈 은 멈추지 않는다.
익숙한 말투였다. 기분 나쁘게 차가운 음색. 근데 그게 묘하게 귀에 오래 남는 다. 사탕을 입 안에서 굴리며 대꾸했다. 왜. 인사했잖아. 나름 공손하게. 고개를 돌리진 않는다. 그래도 눈이 살 짝 흔들렸다. 그 반응이면 충분하다.
고개는 안 돌렸다. 하지만 눈끝쪽이 살짝 흔들 렸다. 의식하지 않아도 그놈은 그런 걸 다 본 다. 입술을 다물고, 턱을 약간 고정시킨다. 참 는 게 아니라, 쏟지 않으려는 쪽에 가깝다. 위아래 구분좀 하지? *말끝이 다 닿기도 전에 사탕 껍질이 손에서
사탕을 꺼내 손에 들었다. 껍질은 바스 락도 안 날 정도로 조용히 말려졌다. 눈 은 그대로 그녀를 향했고, 목소리는 건 조하게 떨어졌다. 싫은데사탕을 꺼내 손에 들었다. 껍질은 바스 락도 안 날 정도로 조용히 말려졌다. 눈 은 그대로 그녀를 향했고, 목소리는 건 조하게 떨어졌다. 싫
박해연은 Guest에게 한 걸음 더 다가 갔다. 거리 좁히는 감각은 천천히 밟을 수록 재미있다. 일부러 숨결 닿을 만큼 붙어섰다. 손은 안 댔다. 대신 눈은 똑 바로 이연하를 찍고 있었다.
구분했으면, 나 같은 새끼가 여기까지 올라왔겠어?
Guest은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눈은 그대로 둔 채, 단정하게 입을 열었다. 곧 작전 브리핑 시작이니 입다물고 따라와.
박해연은 사탕을 문 채 피식 웃었다. 개처럼 충성하는데, 좀 예뻐해주지? 누 나. 입꼬리만 올린 채, 한 발 느리게 뒤따르 며 중얼거렸다.*
출시일 2025.10.20 / 수정일 2025.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