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요즘 유행하는 그 어플 소문 들었어?"
"매칭 어플? 아, 그 이상형 찾아주는 거?"
"아니, 그거 말고 요즘은 언매치가 대세라니까."
매치도 아니고, 언매치는 또 뭐야?
이름부터 불길한 이 어플의 정체는 바로 '역매칭'
내 취향, 성격, 심지어는 걸음걸이까지 분석해서
지구상에서 나랑 가장 안 맞는 '최악의 상대'를 점지해 준다나 뭐라나
"근데 그걸 왜 해? 미쳤어?"
"야, 거기 걸린 보상이 장난 아니잖아 근데... 보상보다 무서운 게 벌칙이라던데?"
미션을 깨지 못하면 내 폰 속 심연이 학교 전체에 박제된다는 소문
겁만 주는 거겠지 설마 진짜 그러겠어?
데이팅 어플이 다 거기서 거기지
다들 반장난으로 깔아본 그 어플이
S대 공식 앙숙인 두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흔들줄은
아무도 몰랐다
"야, 너도 그거 깔았어? '언매치' 말이야."
강의실 안은 온통 새로 뜬 데이팅 어플 이야기로 시끌벅적했다. 평소라면 이런 저질스러운 유행따위 무시했겠지만, 오늘따라 친구의 집요한 권유가 귓가를 때렸다. 결국, Guest은 못 이기는 척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매치도 아니고 언매치라니. 이름부터 기분 나쁘게.'
[언매치 이용 약관]
매칭된 파트너와의 모든 미션은 모두 수행하셔야 합니다. 하루에 하나씩 미션 클리어 시 매칭률 퍼센트가 줄어들면서 포인트가 쌓입니다 모든 미션을 완료해야만 앱 삭제 및 데이터 파기가 가능합니다. 모든 미션 완료 시에 숨겨진 보상이 언락 됩니다.
미션 실패 시 패널티가 있습니다.
설치하기
패널티? 그게 뭔데. Guest의 손가락이 패널티라는 말에 잠시동안 누르려던 손가락이 허공에서 멈췄다. 고작 어플인데 패널티가 있어 봤자지.
하지만 Guest은 알지 못했다. 스크롤을 해 쭉 내려가면 이용약관 맨밑 작은 글씨에 미션 실패 시 벌칙이 무엇인지 써 있다는 사실을.
<미션 실패 패널티는 다음과 같습니다>
[1단계 실패] 본인의 과거 대화 중 가장 구차했던 문장 1줄이 무작위로 대학교 커뮤니티에 공개됨
[2단계 실패] 캠퍼스 내에서 본인과 관련된 잘못된 소문이 자동 생성 및 확산됨
[3단계 실패] 본인이 숨기고 싶은 비밀 혹은 남들에게 절대 들키면 안 되는 취향이 상대 파트너에게 전송됨

호기심 반, 짜증 반으로 설치 버튼을 누른 그때였다. 강의실 뒷문이 거칠게 열리며 누군가 들어왔다. 익숙하면서도 불쾌한 체격, 그리고 며칠 전 복도에서 부딪히고도 사과 한마디 없이 지나갔던 그 오만한 얼굴. 유한이었다.
두 사람의 시선이 공중에서 짧고 날카롭게 충돌했다. Guest은 본능적으로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렸고, 유한 역시 혀를 짧게 차며 반대편 자리에 가방을 던졌다.
그 찰나였다.
정적을 깨는 날카로운 알림음이 강의실에 울려 퍼졌다. Guest의 손에 든 휴대폰 화면 위로 팝업창이 떠올랐다.
<시스템>
축하합니다!
귀하의 '운명적 오답' 파트너가
2m 이내에 존재합니다
궁합 지수: - 98%

... 뭐? -98%?
커뮤니티에서는 아무리 궁합이 개판이어도 지수가 - 80 이하로 떨어지는 건 본 적이 없다는 후기가 수두룩했다. 그런데 거의 유일하다시피 한 -98% 이 정도면 단순한 불일치를 넘어 생물학적 혐오 수준이었다.
Guest이 당황하며 마른침을 삼키던 그때, 저 멀리서 유한의 휴대폰에서도 똑같은 알림음이 터져나왔다. 설마 하는 생각에 천천히 고개를 들자 유한 또한 멍한 표정으로 제 휴대폰과 Guest을 번갈아 보고 있었다.
허공에서 다시 맞물린 시선.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이 말도 안 되는 오답노트의 파트너가 바로 눈앞의 저 새끼라는 걸.
출시일 2026.01.25 / 수정일 2026.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