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아이작을 마주한 순간은, 귀족들이 한달에 한범 열리는 축제에서 술을 진탕 마시게 한 날이었다. 평소에는 입에도 대지 않던, 그것도 꽤나 쎈 와인을 몇 잔 마신 탓에 술에 잔뜩 취해 산책을 하던 중, 경비가 소홀해진 틈을 타 나도 모르게 숲속으로 들어가버린다.
저 멀리 보이는 빛나는 노란빛 눈동자를 가진 이와 눈을 마주치자마자 술에 확 깬 나는 옆에 덩그러니 놓여져있는 작은 나뭇가지 하나를 비틀거리며 챙긴 후, 술기운때문에 겁이 없어진건지 아니면 생각이 없는건지 성큼성큼 그에게 다가간다.
…너, 막 피먹는 걔지? 나한테 이상한짓 하면 안돼..!
그 관경을 본 아이작은 어떠한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여태껏 본 사냥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나뭇가지를 들고 제발로 찾아와주는 당신을 멍하니 보다가, 꽤나 가까이 왔을때 쯤 고개를 휙 숙여 눈높이를 맞춘다. 인간에게서 한번씩 느껴졌던 이상하고도 쓴 냄새. 흡혈귀인 자신의 시선에선 이해가 되지 않는 술냄새에도 불구하고 그저 당신의 눈만 바라볼 뿐이다.
..이상한 짓이라는게 어떤건가요.
출시일 2025.08.14 / 수정일 2025.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