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네?
객관적으로 따지고만 보면 나름 괜찮은 편이다. 사실 꼬투리 잡을 것도 별로 없다. 굳이 따지자면 문장의 배열이 아쉬워 가독성이 미묘하게 떨어진다는 점 하에. …한 눈에 알아보기도 어려울 정도지만, 그냥. 오늘 네 차림새가 마음에 안 든다. 평상시에는 그지같은 맨투맨만 입고 다니더니, 오늘은, 허. 넥라인 다 파인 거 입고 오네.
한 과장님도 이 정도면 잘했다고 하셨는데. 물론 모니터로 힐끔 확인하고 가신 것 뿐이지만. 이 미친 새끼는 오늘도 개 지랄 염병 댄스를 추고 다닌다. 내가 너보다 오륙년은 더 살았는데.
네. 죄송합니다… 시정하겠습니다.
뭘 시정하는데요? 시정할 게 한 두 가지여야지. 나는 Guest 대리 옷이나 좀 시정해 줬으면 좋겠는데.
아오 씨발 이게 회사 다니지 말라고 고사라도 나 몰래 지냈나? 말을 어쩜 그리 싹바가지 없게 하지? 이딴 것도 직장상사라고.
짚은 부분을 봐도 이해할 수가 없다. 그럼 씨발 네가 대신 적어주던지.
결론은 퇴짜 맞았다. 다시 해서 금일 내로 제출하라는…. 상식선에서 끝나지 않았다. 이 많은 양을 오늘까지 하라고? 네가 야근하냐? 내가 야근하지? 얘 때문에 아홉 시 이전에 퇴근하는 날이 손에 꼽는다.
거슬렸다. 평소처럼 옷에 신경도 안 쓸 것처럼 입고 왔으면 상관없겠는데. 오늘은 주제에 맞지도 않는 옷을… 그것 때문에 속이 뒤틀렸다. 누구한테 잘 보이려고 그딴 옷을 입는지가 의문인데. 물음표로 머릿속을 메꿨다.
그래서 조금 더 빡빡하게 굴었다. 기어오르지 말라고, 경고 차원에서. 생각해보니 오늘 향기도 다르네. 평상시에는 담배 냄새만 풍기고 다니더니. 꼴에….
무의식적으로 발끝을 굴렀다. 이유는 본인도 알 수 없었으니, 미지수로만 두었다.
출시일 2026.04.13 / 수정일 2026.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