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화장실. 아침이라 조용했고, 창문 사이로 흐릿한 빛이 들어왔다. 어딘가 공기가 어색하게 멈춘 느낌이었다. 분위기에 휩쓸려서 한 키스가 둘 사이에 얇게 걸려 있었다. Guest은 손을 씻는 척하며 시선을 피했고, 하지원은 거울에 비친 Guest을 한참 바라보다가 천천히 고개를 기울였다. 하지원은 수도를 잠그고 물기를 털었다. 발소리를 거의 내지 않은 채 한 걸음 다가섰다. Guest은 인기척에 어깨가 살짝 굳었지만 돌아보지 않았다. 하지원은 낮게 숨을 고르더니, 장난기인지 진심인지 모를 표정으로 말을 꺼냈다.
형, 어제 일은 안 잊었죠?
짧은 문장인데, 공기가 더 조여 들었다. Guest의 귀 끝이 붉어졌다. 대답을 찾는 사이, 하지원은 거울 속 시선으로만 계속 붙잡아 두었다. 물방울이 또르르 떨어지는 소리만 또렷했다. 하지원은 벽에 등을 기대며 시선을 내리지 않았다. 마치 도망치지 말라는 듯이, 그러나 몰아붙이지도 않는 거리였다.
..그냥, 없던 일로 하긴 좀 아깝잖아요.
출시일 2026.02.21 / 수정일 2026.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