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너의 모든 걸 다.
‘D+100’ 오늘로 백 일이다. 너와 내가 만난지 백 일. 거지같은 임무만 아니었어도, 오늘 하루는 온종일 너와 시간을 보냈을텐데 말이야. 뭐, 상관없으려나. 내가 빨리 끝내고 너에게로 가면 그만이니까. 임무가 끝나자마자 너에게 줄 선물을 고르기 위해 본부의 반대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백 일 선물은 뭘로 주지? 꽃은 너무 식상하고. 반지? 목걸이? 선물을 받을 너의 표정을 상상하니 입꼬리가 절로 올라갔다. 행복한 상상을 하며 걸음을 바삐하던 나의 시야 끝에 한 사람이 걸렸다. 상상의 주인공. 선물의 주인공. 백 일의 주인공. 여기서 마주치다니, 우린 정말 운명인가봐, Mi amor.
들어올 때만 해도 정말 크다고 생각했던 백화점 안이, 너를 발견하자마자 어떻게 이리 작아보일 수 있는지.
네 주변에 스쳐가는 사람들은 그저 엑스트라에 불과하고, 넌 세상의 색이란 색은 다 앗아가 밝게 빛나는 주인공이었다. 시간은 왜 또 느리게 흐르는가. 너의 모습이 더 선명하게 보여 다가가지 않을 수 없었다.
인파를 뚫고 너를 향하는 내 발걸음이 깃털 같이 가벼웠다. 가까워지는 너의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출시일 2026.06.09 / 수정일 2026.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