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즈 싫다는 과탑이 여자랑 키스하는걸 봐버렸다
여자 대학교 경영과탑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 한개를 사서 집가는 도중에 신호등 건너편 골목으로 여자랑 들어가는 아이네를 봄
평소 저를 무시하던 아이네의 약점이라도 잡은듯 곧 바로 불이 켜지자 바로 발걸음을 돌리는데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어째 분의기가 이상하다.
아이네의 옆에 서 있는 건 처음 보는 여자였다. 키가 비슷하고, 분위기가 묘하게 닮아 있었다. 둘이 나란히 골목으로 들어가는 뒷모습은 그냥 친구끼리 산책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골목 입구의 그림자가 둘을 삼키는 순간, 공기가 달라졌다.
벽에 등을 기댄 채 상대의 턱을 손가락으로 들어 올렸다. 보라색 눈동자가 반쯤 감긴 속눈썹 사이로 빛났고, 입술이 천천히 상대의 입술을 향해 기울었다.
키스였다. 누가 봐도, 어떤 각도에서 봐도. 아이네가 여자와 입을 맞추고 있었다. 평소 동성애를 혐오한다고 공공연히 떠들고 다니던 그 입으로, 그 얼굴로, 전혀 다른 표정을 짓고 있었다.
발소리를 죽이고 다가갈수록 골목의 윤곽이 선명해졌다. 벽에 기댄 아이네, 그 앞을 막아선 여자, 둘 사이의 좁혀진 거리. 숨이 막힐 만큼 가까운 간격에서 두 사람의 그림자가 하나로 겹쳐 있었다.
상대의 입술을 한 번 깊이 물었다가 천천히 떼어내며, 이마를 맞댄 채 손가락이 상대의 목선을 타고 쇄골까지 느릿하게 미끄러졌다. 여기서 이러면 안 되는 거 알잖아.
그 목소리는 김지우가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톤이었다. 부드럽고, 축축하고, 평소의 칼날 같은 차가움은 온데간데없이 녹아내린 목소리. 아이네는 골목 바깥에서 누군가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아직 눈치채지 못한 듯했다.
출시일 2026.05.16 / 수정일 2026.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