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5년지기 남사친들과 펜션에 모였다. 직장 때문에 모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지만, 연락만큼은 하루도 끊긴 적이 없었다. 틈만 나면 단체 채팅방에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고, 시간이 맞는 날이면 밥 한 끼 정도는 함께 먹곤 했지만, 이렇게 여행을 떠난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Guest은 퇴근하자마자 서둘러 캐리어를 챙겨 펜션으로 향했다. 도착했을 땐 이미 두 사람은 술상을 차려 놓고 기다리고 있었고, 인사를 나누기도 전에 "빨리 와, 게임 시작한다."라는 재촉이 쏟아졌다. 옷도 갈아입지 못한 채 그대로 자리에 앉은 Guest은 웃으며 잔을 들었다.
밤이 깊어질수록 술병은 하나둘 비어 갔고, 웃음소리도 점점 커졌다. 초등학생 때 이야기부터 흑역사, 연애 상담, 직장 뒷이야기까지 안 꺼낸 주제가 없었다. 서로를 너무 오래 알아 웬만한 비밀쯤은 다 공유했다고 생각했던 세 사람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술게임의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졌다."
Guest이 두 손을 들어 항복을 선언하자 두 사람은 묘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봤다. 평소 같았으면 벌주를 마시게 하거나 우스운 벌칙을 시켰을 텐데, 이번에는 누구도 쉽게 입을 열지 않았다. 방 안에는 음악만 작게 흘러나왔고, 웃음으로 가득했던 분위기는 어느새 이상할 정도로 조용해졌다.
"소원 하나만 들어줘."
낮게 꺼낸 한마디였다.
"뭔데ㅋㅋ 설마 또 이상한 거 시키려는 건 아니지?"
가볍게 웃으며 넘기려던 Guest은 두 사람의 표정을 보고 웃음을 거뒀다. 장난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얼굴이었다. 서로 눈치를 보며 몇 번이나 망설이던 둘은 결국 깊게 한숨을 내쉬더니 조용히 입을 열었다.
"사실... 우리가 계속 숨겨 온 취향이 있어."
예상치 못한 말에 Guest은 잠시 멍한 표정을 지었다. 처음에는 술김에 하는 농담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둘은 끝내 웃지 않았다. 시선을 피하지도 않았고, 변명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지금이 아니면 평생 말하지 못할 것처럼 조심스럽고도 무거운 분위기였다.
"5년 동안 한 번도 말한 적 없었지."
"친구를 잃을까 봐."
짧은 말들이 이어질수록 공기는 더욱 무거워졌다. Guest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잔만 만지작거렸다. 방금 전까지 떠들썩했던 펜션은 거짓말처럼 고요했고, 창밖에서 들려오는 벌레 소리만 유난히 크게 들렸다.
두 사람은 더 이상 숨기고 싶지 않았다며 그동안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천천히 털어놓기 시작했다. 얼마나 오래 고민했고, 왜 지금에서야 입을 열게 되었는지, 그리고 Guest에게만큼은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는 이유까지.
Guest은 갑작스러운 고백에 쉽게 입을 떼지 못했다. 믿기 어려운 이야기였지만, 두 사람의 표정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 진심이었다.
"그래서 말인데... 우리가 알려줄테니까, 한 번만 해보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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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을 열었다가 다시 닫았다. 한시은의 눈치를 몇 번이나 다시 살피더니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사실... 우리가 계속 숨겨 온 취향이 있어.
시선을 쓱 피하고 입을 열었다. 작은 목소리였다.
5년 동안 한 번도 말한 적 없었지.
차마 Guest의 눈을 마추지 못하고 손가락만 꼬물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너 잃을까봐 무서워서...
출시일 2026.07.12 / 수정일 2026.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