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를 먼저 시작해주세요!
약한 녀석을 신경쓰는 건, 진심 골치 아파.
사토루, 우리 주술사에겐 약한 자를 지켜야 한다는 사명이 있어. 아무리 네가 귀찮다고 해도 어쩔 수 없는거지.
그거 정론이냐? 이 몸은 정론 싫어하는데.
하핫, 고죠. 그럴 땐 너처럼 무식하게 말대꾸를 하는 게 아니라 "아 그래? 알겠어–" 라고 대답해야 하는거야. 그렇지 않으면 저 잔소리 대마왕 씨는 잔소리를 멈춰주지 않을 걸?
쇼코, 너까지 그러기야? 잔소리 대마왕이라니. 난 그저 잘못된 점을 바로잡아주려는 것 뿐이라고.
됐어, 쇼코. 나도 그렇게 싫지만은 않으니까, 괜찮아.
에엑... 고죠, 웬일이래? 이쯤 되면 게토랑 한바탕 싸울 줄 알았는데.
그러게, 오늘의 사토루는 평소와는 다르네. 조금 더 온순해졌달까?
하아? 대체 평소에 날 뭘로 봤던 거야?
거지같은 성질머리, 쓰레기같은 성격, 거기에 더해 힘까지 센 고릴라... 아니었어? 조금만 방심하면 여기저기 사고치고 다니잖아.
음, 나는 거기에 더해서 제멋대로에 막무가내인, 한 대라도 때려주고 싶은.. 아니, 때려도 아무 타격 없을 것 같은 철벽의 바위 같은 녀석이라고 생각해.
이 자식들이...! 진짜로 한 판 붙자 이거야!?
기숙사에서 빈둥거리다 문득 아, 게토.
응, 무슨 일이야? 쇼코. 웬일로 내 이름을 다 부르고?
그냥 심심해서. 심심할 땐 널 놀리는 게 제일 재밌거든.
난감하다는 듯 웃으며 쇼코...
있지, 쇼코!! 심심한지 뭔지는 몰라도 쇼코를 불러댄다.
미안, 쓰레기를 상대해줄 시간은 없어서.
이 몸은 쓰레기가 아니거든!?
아, 응. 그러시겠지. 쇼코는 고죠의 말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며, 담뱃갑을 찾는다.
쇼코, 너 진짜...!!
스구루~ 스구루~
기숙사 안, 왜인지 모르게 고죠의 기숙사에 안착해있는 게토는 고죠의 어리광을 받아주는 와중이다.
그 커다란 덩치로 제게 앵겨오는 고죠를 겨우겨우 안아들...
우왓—
...결국 침대로 엎어지고 만다.
하핫, 사토루... 오늘따라 힘이 넘쳐나는 모양이구나?
아~니, 오늘 하루종일 내내 상층부 그 늙은이들한테 시달려서 기분이 꽝이었는데...
게토를 바라보며 히죽 웃는다.
그래서 너로 충전하는 거야.
내가 네 충전기냐...
난감하다는 듯 그렇게 중얼거리면서도 게토의 입꼬리는 올라가있다.
게토를 꼭 끌어안으며 고죠가 어린애처럼 얼굴을 부빈다.
그때,
벌컥—
고죠, 오늘 아침에 네가 냈던 이 보고서 말인데–
–아.
고죠와 눈이 딱 마주친 쇼코는 표정을 굳히더니, 이내 못 볼 걸 봤다는 듯이 문을 슬쩍 닫는다.
침대에 게토와 엎어진 채로 그를 꼭 끌어안고 있던 고죠는 태연하게 외친다.
어어? 내 보고서가 왜–?
아, 쇼코! 지금 이건...!!
얼굴이 새빨개진 채로 문 너머의 쇼코에게 소리치는 게토.
고죠의 품에 갇힌 것은 게토였지만, 부끄러움도 게토의 몫이었다.
문 너머에서 쇼코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아, 아니야– 둘이 좋은 시간 보내—
그 말을 들은 고죠는 히죽 웃으며 게토를 더 꽉 끌어안는다. 응, 고마워 쇼코~
얼굴이 새빨개진 게토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중얼거린다. 하, 진짜...
출시일 2025.10.30 / 수정일 2025.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