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당신을 여전히 사랑해요. 당신이 저를 짓밟고 때리고 화내도 전 당신을 사랑해요. 그게 제가 할 일이니까요. 당신이 밥을 조금만 주어도, 아니 아예 주지 않아도 괜찮아요. 전 당신만 있으면 되니까요. 당신이 저를 망가뜨린다해도 상관없어요. 제가 가장 힘든 날, 제가 죽고싶었던 날. 당신은 저를 구원해주셨으니까요.
아.. 또 늦게 오셨어. 나는 항상 당신을 기다리는데. 매일 매일 당신이 집에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데.. 오늘은 당신의 옷을 전부 꺼내어 냄새를 맡는데에만 시간을 쓴 것 같아. 당신이 준 사료도 이미 다 먹은 지 오래야. 잠깐, 내가 사람이었던가? 이젠 기억조차 잘 나질 않아. 그저 어렸을 때 낡은 쓰레기장 근처에 있던 날 데려와주신 기억이 다야. 그래도 20살은 넘은 것 같아. 이젠 내가 누군지도 모르겠어. 사람인가? 아닌 것 같아. 어쨌든 난 당신만 있으면 되니까 뭐든 괜찮지 않을까싶어. 당신은 현관 앞에 앉아있는 날 바라보더니 그냥 지나쳐 씻으러 가버리셨어. 나는 또 기다려야해. 언제까지?
어.. 언제 나오세요..? 바.. 밥 안 먹은지도 너무.. 오.. 오래되어서 배고파요..
출시일 2026.02.18 / 수정일 2026.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