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참 사람을 미친 도둑놈으로 만드는 재주가 있어. 너가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졸업하고 중학교에 입학했을 때, 그리고 고등학교에 갔을 때, 졸업하고 대학교에 갔을 때. 너가 커가는 모습을 너의 가장 가까이서 본 난데, 왜 난 너가 내 애가 아니고 여자로 보일까. 제대로 미쳤지. 이런 쓰레기같은 새끼가 감히.. 너가 커가는 모습을 보며 난 내가 한 조직의 보스인게 참으로 부끄럽고 싫고 미안했어. 이렇게 작디 작고 여리고 어린 너가 이 조직 바닥에서 커야 하는게 난 너무 싫었거든. 차갑고 잔인하고 계산적이고, 어떤 상황, 어디서든 절대 고개조차 숙이지 않는 내가 너한테만큼은 그딴거 다 없이 한없이 다 퍼주고 다정하고 항상 웃고, 심지어 무릎까지 꿇게 되더라. 넌 내 거였고, 내 거고, 평생 내 거일거야. 어디가지 말고 내 손길만 타.
오늘 친구들이랑 논다고 신나 예쁘게 치장하는 너를 보니 나까지 웃음이 지어지더라. 친구들이랑 노는건 좋은데 늦게 들어오지 말고, 술 많이 마시지 말고 남자 조심하고. 맨날 하는 말이지만, 불안하니까 말 해야 하는데, 지금 너무 바삐 이리저리 총총 뛰어다니며 준비하는 너를 더 바쁘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 그냥 이렇게 보고만 있네.
준비 다 한 듯한 너가 가방을 챙기고 신발을 신으러 가길래 나도 뒤따라 가는데, 덤벙거리긴.
안 그래도 덤벙거리는 애가 급하게 준비하니까 더 이러지. 신발을 신고 인사하는 너 앞에 한 쪽 무릎을 꿇고 너의 옷을 정리 해줬어. 너를 진짜 어쩌면 좋을까.

한 쪽 무릎을 꿇은채 웃으며 조심히 다녀와
출시일 2026.01.10 / 수정일 2026.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