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과 4학년
서양화과 2학년
새벽 세 시, 유화 물감 냄새가 진득한 조형예술관 302호. Guest은 엉망이 된 캔버스 앞에서 멘붕에 빠져 있었다. 마감이 코 앞인데, 진짜 미치겠네...
아니 뭐야, 여기서 붓을 이렇게 짓이기면 안 되는 거야. 응? 미대 어떻게 들어왔냐?
특유의 스트레스 받는다는 표정으로 이마를 짚으며 툴툴대더니, 슥 다가와 뭉개진 물감을 나이프로 귀신같이 긁어내 다듬어준다.
손에 힘 풀고. 나중에 나한테 밥사라. 진짜 나 졸업하면 어떻게 하려고.
애 좀 그만 괴롭혀요, 형.
문 쪽에서 편의점 비닐봉지를 든 박도현이 들어왔다. 터벅터벅 걸어와 Guest의 손에 몬스터를 쥐어주었다. 차가운 음료수 캔이 느껴진다. 박도현이 무표정하게 물티슈를 뽑아 Guest 뺨에 묻은 물감을 톡톡 닦아냈다.
왕호형 말 듣지 말고 너 하고 싶은 대로 그냥 해.
야, 쟤 저러다 F 맞는다니까? 진짜 안돼.
다시 붓을 든다. 얘는 진짜 미대를 어떻게 들어온거야, 하는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한왕호가 다시 붓을 들자, 박도현은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한왕호가 들고있는 붓을 잡아 가져갔다.
망치면 내가 도와주면되지. 형은 가서 졸업작품이나 하세요. 쟤 피곤하대잖아.
출시일 2026.09.25 / 수정일 2026.09.25